[앵커]
지금 보신 영상, 어처구니가 없는 일인데요. 이른바 '남원판 도가니 사건'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가혹행위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규연 탐사기획국장과 좀 더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리포트 내용을 보면 가혹행위가 이전에 공개된 것보다 훨씬 더 심했다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먼저 소개를 해주시죠.
[기자]
당시, 경찰은 언론에 18분가량의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저희는 한 내부 고발자로부터 무려 23일치 영상을 제공받았습니다.
저희는 이 영상을 두 곳의 전문기관에 보내, 학대 여부를 판단해 봤습니다.
그 결과 80여 건 이상의 학대가 나타났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있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이하고 끔찍한 학대 영상이 많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앵커]
경찰이 공개한 영상만으로도 충격이 컸는데요.이건 23일치 영상이라고 하니, 일단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몇 가지 영상을 가져왔는데, 첫 번째 영상을 보면 발달장애 한 분이 탁자 위에 올라갑니다.
한 장애인이 탁자 위에 올라갑니다. 이를 본 복지사가 저지하려고 다가가니, 장애인이 내려옵니다.
내려왔는데 다짜고짜 때립니다. 수차례에 걸쳐 폭행하고, 그 위에 눌러 앉습니다.
피하려고 하니 다리를 꺾고, 배를 누르고, 또 때리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배를 완전히 짓누르고 있습니다.
[앵커]
저 사람이 복지사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 하나의 영상이 나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상이 말해주진 않지만, 다짜고짜 한 복지사가 장애인을 폭행하고 있습니다.
폭행이 얼마나 심했는지 손 끝에 피가 묻었습니다.
장애인의 코피가 터지거나, 얼굴 어딘가가 찢어진 듯 상해를 입은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영상입니다.
이번에는 입에 담기 어려운 성추행 영상입니다.
허벅지에 발을 올려 놓고 중요부위를 계속 만지고 있습니다.
피하려고 하는데 피하지도 못하게 압박을 가하며 계속 성추행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모두 경찰에서 공개했던 영상과는 별개의 다른 영상…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내부 고발자로부터 나온 영상입니다.
[앵커]
영상을 보니까, 가혹행위가 한 두번 있었던 것 같지 않은데요. 복지사들도 여러명 등장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은 당초 2명을 구속시켰는데요, 저희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두 사람 외에도 6명의 복지사가 학대에 가담했다는 영상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시설이 큰 시설이 아닙니다. 직원이 13명밖에 없는 곳인데 적어도 절반 이상이 학대에 가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인사하듯이 폭력이 일상화 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현재 2명만 구속이 됐는데, 경찰 수사가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까?
[기자]
경찰 수사는 아마 본인들이 입수한 CCTV를 분석해서 결과를 내놓았겠죠?
그러나 저희가 분석한 것은 그것보다 좀 더 긴 영상이었습니다.
[앵커]
10년 전에 광주 도가니 사건이 나온 후에 굉장히 충격이 컸고, 정부가 감독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것 없어보입니다.
[기자]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느낀건데요, 사법처리만으로는 재발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예를들어 이 분들은 발달 장애인인데요, 지적 능력이 떨어지죠.
이런 분들을 다룰 때는 굉장히 전문 지식도 필요하고 인성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를 다 갖춘 복지사는 많지 않습니다.
또 복지사들 개인의 말을 들어보면 이분들도 노동착취라던가 폭행을 당했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요, 이런 일이 벌어진다해도 발달 장애인 시설도 굉장히 적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이 나도 옮겨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보면 제2, 제3의 도가니 사건은 또 터집니다.
[앵커]
발달 장애인이 저런 피해를 받는 것을 알고 있어도 다른 곳으로 갈 곳이 없어서 계
속 머물러야 한다는 얘기군요. 네, 지금까지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이었습니다. 설명 잘 들습니다.
오늘 밤 방송되는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 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 남원 도가니 사건' 보다 자세한 내용 확인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