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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마 우리 아기"…구의역 사고 김군 모친 절규

입력 2016-06-09 16:43 수정 2016-06-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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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마 우리 아기"…구의역 사고 김군 모친 절규


"가지마 우리 아기"…구의역 사고 김군 모친 절규


"가지마, 우리 아기야…. 우리 아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19)군의 발인식이 9일 오전 10시 서울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지난달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홀로 점검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지 12일만이다. 이날 발인식은 시민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조용하면서도 엄숙히 진행됐다. 별도의 추모식도 없었다.

발인식에 앞서 김군의 이모는 취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우리 애를 추모할 시간이 없었다"며 "제발 오늘은 가족들끼리 (김군을) 제대로 보낼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12일째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며 "내 가족이 떠나간 슬픔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오전 10시 발인식이 시작되자 김군의 영정사진이 빈소 밖으로 옮겨졌다. 김군의 신상정보 보호를 위해 교복을 입은 몸을 제외한 얼굴에는 검은 띠가 둘러졌다. 위패에도 이름이 아닌 '김군' 두 글자만 적혀 있었다.

위패와 영정들 뒤로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은 김군 모친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친은 고인의 이모와 부친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신발 신을 힘마저 잃은 듯한 고인의 모친을 대신해 남편이 무릎을 꿇고 신발 끈을 조였다.

김군의 입관식이 진행되자 억눌러왔던 모친의 슬픔이 터져 나왔다. 김군의 어머니는 김군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부르며 오열했다. 그동안 슬픔을 참아왔던 김군의 부친 또한 이날 만큼은 슬픔을 숨기지 못했다.

고인을 모신 관(영구)이 모습을 드러내자 유가족들의 울음소리가 현장을 가득 메웠다. 모친은 김군의 관을 붙잡고 목놓아 울었다. 앞으로 꼬꾸라질 듯이 몸을 가누지 못하던 모친은 결국 땅에 주저앉아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통곡했다. 온몸이 풀린 듯 땅을 짚던 손조차 꺾이기도 했다. 모친 옆에서 부축하던 부친 또한 함께 바닥에 앉아 오열했다.

다른 가족들의 도움을 받고서야 겨우 몸을 일으킨 모친과 부친은 힘겹게 운구차에 올라탔다. 열 명 남짓한 유족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면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운구차량은 장지인 서울추모공원으로 향했다. 장례식장 밖 버스정류장에는 "똑똑하지도 힘도 세지 않지만 살아있는 우리가 대신할게" "친구야 내가 잊지 않을게 그곳에서 편히 쉬어" 등 고인의 넋을 기리며 매일 진행됐던 시민들의 추모식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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