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민의당 김수민(30·여·비례대표 7번) 의원과 박선숙(56·여·비례대표 5번) 의원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9일 "김 의원 고발 건이 형사5부(부장검사 김도균)에 배당됐다"며 "오전에 김 의원에게 리베이트 제공 의혹이 있는 홍보물 제작업체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20대 총선 과정에서 선거 홍보물 제작 등 2개 업체로부터 일감 몰아주기의 댓가로 총 2억382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고 허위 보전청구와 회계보고를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김 의원을 8일 오후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당 사무총장이었던 박 의원과 왕주현 선거사무장, 해당 업체 대표 2명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선관위는 조사결과 박 의원, 김 의원, 왕 사무장이 사전 보고와 지시를 통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하고 김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불법정치자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선거공보 제작업체인 A사는 리베이트 2억원을 요구한 왕 사무장의 지시에 따라 역시 김 의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1억1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사도 이 과정에서 김 의원과 허위계약서를 만들었다.
아울러 선관위에 따르면 TV광고 대행업체인 B사도 김 의원이 리베이트 1억원을 요구하자 그가 운영하는 업체와 허위계약서를 작성해 6820만원을 제공했다.
B사는 업체명의로 계좌를 개설한 후 체크카드를 발급해 주는 방식으로 국민의당 선거홍보 태스크포스(TF) 팀원에게도 6000만원을 제공하는 등 총 1억282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1986년 생으로 20대 총선 최연소 당선자인 김 의원은 비례대표 배정 때부터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그는 숙명여대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후 동문들과 만든 디자인벤처 '브랜드호텔'의 공동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 회사는 '허니버터칩'의 포장지를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총선을 한 달여 앞둔 3월에 30세에 불과한 김 의원을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으로 깜짝 영입했다.
당시 안 대표는 김 의원의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민의당 선거 홍보 전략을 담당하며 로고송 등을 제작한 김 의원은 당선 안정권인 비례대표 7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김 의원은 신한국당 소속으로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현배(68·현 새누리당 충북도당 부위원장)씨의 딸이다.
박 의원은 2002년 국민의정부 시절 청와대 사상 최초의 여성 대변인을 지냈다.
선거전략 전문가로 통하는 박 의원은 강금실 전(前) 법무부 장관이 2006년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했을 때와 정동영 전 의원이 2007년 대선 후보였던 당시 각각 선거대책본부장과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안 대표와는 2012년 대선 캠프에 합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선관위에서 자체 조사를 벌인 후 고발을 했더라도 우리 수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며 "향후 김 의원 등의 소환 계획, 압수수색 장소, 추가 압수수색 여부 등 구체적인 부분은 아직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