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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압박 유럽 은행…"차라리 금고에 현금 쌓아놓겠다"

입력 2016-06-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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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압박 유럽 은행…"차라리 금고에 현금 쌓아놓겠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궁지에 몰린 유럽 주요 은행들이 현금을 자체 금고에 보관하겠다며 반기를 들었다.

ECB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지난 3월10일부터 기준금리를 0.00%로 낮추고, 예금금리를 -0.04%로 추가 인하하는 등 본격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ECB에 맡겨야 할 돈에 대해 이자가 아닌 수수료가 적용되면서 지난 1분기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코메르츠방크와 UBS, HSBC의 1분기 순이익 각각 64%, 52%, 18% 급감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은행권 소식통을 인용해 ECB 금리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현해온 독일의 최대은행 코메르츠방크가 ECB에 현금을 맡겨 수수료를 무는 대신 유지·관리 비용을 들여서라도 금고에 돈을 쌓아두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보다 저금을 선호하는 성향이 강한 독일 은행권은 ECB의 마이너스 금리로 유럽 지역에서도 유독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에 따르면 ECB 금리정책으로 독일 은행권은 2억4800만 유로(약 3256억9344만원) 에 달하는 손실을 보았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ECB 정책이 사회적 재앙을 가져오고 있다"며 맹비난한 바 있다.

현금 금고 보관을 고려하고 있는 은행은 코메르츠방크뿐이 아니다. 독일계 재보험회사인 뮌헨 레(Munich Re)의 니콜라우스 폰 보마드 최고경영자(CEO)는 최소 1000만 유로(약 131억3280만원)의 사내유보금을 현금으로 보관하는 방침을 실험적으로 도입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량의 현금을 금고에 물리적으로 보관하는 데 비용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ECB가 최근 500유로 고액권을 더 발행하지 않기로 해 현금의 부피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CB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장기화된다면 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현금을 보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푸르트 금융경영대학의 아달베르 윙클러 교수는 "ECB가 제로 금리 한계선을 위반할수록 은행들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현금을 보관해 비용절감을 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본에서도 은행의 반격이 시작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하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일본 국채 입찰에 특별한 조건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반납할 방침이다. 국채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탱해 온 대형 은행의 '국채이탈'로 인해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도 그림자가 드리울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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