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보기에도 흉하고 안전까지 위협…'불법 현수막의 숲'

입력 2016-06-07 21:07 수정 2016-06-07 23:2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거리마다 요란하게 걸려있는 불법 현수막들. 보기 싫고 불편한 걸 넘어서 시민들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과태료도 부과하고 수거해오면 돈을 주는 제도도 시행 중이지만 질긴 현수막을 떼어내기엔 역부족입니다.

이가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줄을 걸 수 있는 곳마다 현수막이 어지럽게 걸려 있습니다.

잘 제거되지 않은 현수막 끈이 보기 흉할 정도입니다.

오토바이에 현수막을 잔뜩 실은 한 남성이 취재진을 보고 자리를 피합니다.

[현수막 설치 대행 업자 : 저한테 얘기하지 마세요. (광고주가 따로 있죠?) 그렇죠. 아파트 짓는 데서 광고를 하는 거죠. 저 말고도 아까 여기 다신분들 많아요.]

이곳은 마을버스 정류장입니다. 그런데 현수막 4개가 촘촘하게 걸려 있어서 버스를 타기 위해선 이렇게 현수막 아래로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불법 현수막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정도를 넘어 교통 안전을 방해합니다.

서울 원효대교 바로 앞 보행 육교입니다. 아래는 강변북로라서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 보시면 한 연극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달려있습니다.

관할구청인 용산구청에 이 현수막이 허가 받은 것인지 문의했더니, 허가 받지 않은 불법 현수막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면 사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 달려있던 현수막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건데요, 이 천막형 현수막 위에 나무판자형 현수막이 있고, 지금 달려있는 건 이 두 개 위에 덧대어 있습니다.

그것도 철사로만 예전 나무판에 위태롭게 고정돼 있어 손으로 흔들면 이렇게 흔들릴 정도입니다.

실제 지난해 8월, 서강대교에 걸린 불법 현수막이 강변북로로 떨어져 달리던 차 2대가 파손되기도 했습니다.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차 운전자 눈높이에 맞게 설치된 경우도 많습니다.

횡단보도 바로 옆에 설치된 현수막은 보행자는 물론이고 운전자의 시야도 가리기 때문에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운전자 : 돌 때 시야가 가려지죠. 철거해야 해요. 없애야죠. 이런 거 안 되죠.]

최근 골목길 사이사이 높이 걸린 '족자형 현수막'이 기승을 부리면서 단속에 장대까지 동원되는 상황.

이날 5분 간의 단속에 무려 현수막 10개가 철거됐습니다.

적발된 불법 현수막은 장당 20만 원 가량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송재홍/서울 광진구청 도시디자인과 : 아파트, 빌라 분양 광고들이 너무 많습니다. 떼고 돌아서면 (업자들이) 바로 또 부착합니다.]

현수막을 떼어 가져오는 시민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수거보상제'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지만, 적발 과태료보다 광고 효과가 더 큰 상황에서 불법 현수막이 근절되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관련기사

학교 운동장 관통해 도로를?…학생 안전·학습권 뒷전 집 앞 행복한 공원? 현실은 술판·노래…소음에 몸살 '불법 중국어선' 직접 나포까지…뿔난 연평도 어민들 주택·유흥가 뒤섞인 이태원의 여름밤…주민들 '몸살' '책임자 없고 안전수칙 무시'… 지하철 붕괴 부실 드러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