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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생산 그만' VS '덕 볼 땐 언제고'…미·중, 전략대화서 설전

입력 2016-06-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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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생산 그만' VS '덕 볼 땐 언제고'…미·중, 전략대화서 설전


미·중 양국의 재무장관이 중국의 과잉생산설비 문제를 놓고 한바탕 설전을 주고 받았다.

과잉 생산설비에서 쏟아져 나오는 중국산 상품으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미국의 비판에 대해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원동력이 중국의 투자 덕이 아니냐며 발끈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 부장(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개막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를 겨냥한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우 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언급하며 "당시에 전 세계가 중국을 상대로 박수를 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며 "이제 중국이 과잉생산 문제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하는데, 왜 그때는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그는 제이컵 루 재무장관이 미·중 전략경제 대화 모두 발언에서 중국의 거대한 과잉 생산품이 해외 시장에서 헐값에 팔려나가며 세계 경제를 왜곡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이같이 맞받아쳤다.

러우 부장의 이러한 발언은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유기업의 공장 설비를 신설하거나 증축하고 도로를 비롯한 인프라를 새로 짓는 등 천문학적 투자로 금융위기의 불길을 차단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점을 주지시킨 것이다.

후진타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선도적 역할에 힘입어 세계 경제를 다 태워버릴 기세이던 금융위기의 불길이 사그라졌는데, 당시 새로 짓거나 증축한 시설에서 나오는 저가 생산품을 이제 문제시하느냐는 비판이다.

러우 부장은 "미국은 과잉생산 설비를 줄이려는 노력을 지원할 것"이라는 루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단호하게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시진핑 국가 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도 중국경제 성장의 엔진을 재점화하기 위해서는 과잉생산을 줄이는 작업이 선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러한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이러한 설전은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저가 철강을 놓고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양국의 갈등을 보여준다.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앞서 지난달 27일 중국 철강업체들이 해킹으로 입수한 정보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저가 공세를 폈다는 US스틸의 제소를 받아들였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7일 중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522%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ITC가 최종적으로 US스틸의 손을 들어주면 중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은 전면 금지된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 등도 미국의 육체 노동자들이 중국산 저가 수입품 탓에 일자리를 잃고 있다며 중국을 성토해 왔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가 과감하게 생산설비를 통·폐합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NYT는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설비 폐쇄가 지난 2002년 동북부의 공장 지대에서 분출된 근로자들의 파업을 다시 촉발할 것을 두려워한다"며 "철강과 석탄 부문의 구조조정만으로 18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7일까지 계속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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