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을 하든 안 하든 성인은 300만 원, 청소년은 78만 원을 준다면 어떨까? 스위스국민은 투표에 부쳐진 이 제도 도입을 압도적으로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왜 이 제도까지 생각하게 됐느냐 하는 부분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고정애 특파원입니다.
[기자]
주요 국가 시책을 국민투표로 결정해온 스위스.
이번엔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할지 물었습니다.
직업 유무와 상관없이 성인은 2500스위스프랑, 청소년은 650스위스프랑 우리 돈 300만 원과 78만 원을 매달 지급하는 겁니다.
복지는 국가가 베푸는 것이 아니라 기본권이어야 한다는 취지로 시도된 새로운 복지실험입니다.
[체 바그너/기본소득단체 대변인 : 사람들은 돈벌이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합니다. 기본소득 도입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경제도 고용 시장도 달라질 겁니다.]
하지만 투표결과는 반대 77%로 압도적 부결.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무차별 복지제도 도입을 반대한 겁니다.
재정부담이란 현실론에서입니다.
목돈이 주어지면 오히려 일을 안 하는 도덕적 해이를 낳을 것이란 걱정과 다른 복지 혜택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베로니크 폴리토/Unia 노조 운영위원 : (기본소득을 차감액만) 임금으로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일하는 계층이나 중간 소득계층에겐 불리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저성장 시대에 스위스에서 시도된 기본소득제도.
비록 불발에 끝났지만, 복지의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취지에서는 많은 시사점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