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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한달 80개씩 신분증 분실…'대체 어떻게 간수하길래?'

입력 2016-06-06 10:47

지난해 정부 부처 44곳 중 분실량 '최다'…전체의 44.6%

"신고되지 않은 건수까지 합산하면 분실량 훨씬 많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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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 부처 44곳 중 분실량 '최다'…전체의 44.6%

"신고되지 않은 건수까지 합산하면 분실량 훨씬 많을 것"

경찰 한달 80개씩 신분증 분실…'대체 어떻게 간수하길래?'


경찰이 한달 평균 80개씩 신분증을 분실한 것으로 나타나 범죄 악용 우려 등 허술한 신분증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청이 6일 공개한 '경찰공무원증 분실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찰 신분증 분실 신고 건수는 4828건에 달했다.

한 달에 80개씩 신분증을 잃어버리는 셈이다. 하루 분실 신고량으로 따지면 2.7개 꼴이다.

연도별로는 2011년에만 1147개의 신분증이 없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2012년(781개)과 2013년(755개)에 분실 신고 건수가 줄어드는 듯 했지만 2014년 1067개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 분실된 신분증도 1078개나 됐다.

특히 지난해 경찰이 잃어버린 신분증 수는 정부 부처 44곳 중 가장 많았다. 부처 통틀어 총 2415개의 공무원증이 분실됐는데 이중 44.6%가 경찰의 것이었다.

퇴직한 경찰관이 신분증을 반납하지 않는 사례도 수두룩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미반납 건수가 292건에 달했다.

분실 또는 미반납된 신분증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신의 신분증 조차 제대로 간수하지 못하는 경찰로 인해 범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04년 22명을 숨지게 한 유영철은 위조한 경찰 신분증과 배지를 착용하고 다니며 연쇄살인 행각을 저질렀다.

2007년에는 애인대행 사이트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인천 월미도 인근 화장실에서 주운 경찰관 신분증을 보여주며 "성매매하면 구속될 수 있다"고 협박해 성폭행을 일삼아 온 30대가 붙잡힌 사건도 있다.

경찰청은 2012년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이 경찰 명함을 파고 다닌 사실이 밝혀진 후 신분증 관리를 강화했다. 그래서 분실량이 일정 기간 감소하기도 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박성철 백석대 법정경찰학부 교수는 "공무원증 분실은 징계 사유가 되는 탓에 신고되지 않은 건수까지 합산한다면 분실량은 훨씬 많을 것"이라면서 "수사기관 특성상 경찰들의 단순한 주의력 부족이라고 치부하기엔 문제가 크다"고 꼬집었다. 박 교수는 "경찰 내부적으로 더 까다롭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 근무가 많은 경찰 업무 특성상 분실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며 타 부처에 비해 분실 관리·감독 수위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서울청사 무단침입 사건을 계기로 개정에 나선 공무원증 규칙(총리령)에 맞춰 하위법령 또는 지침을 손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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