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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야당, 세비 갈등 '일단 봉합'했지만…

입력 2016-06-02 16:52

더민주-국민의당, '전략적 휴전' 얼마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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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국민의당, '전략적 휴전' 얼마나 갈까

2야당, 세비 갈등 '일단 봉합'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일 세비 반납 문제로 불거졌던 감정싸움을 애써 봉합했다. 원구성 협상과 20대 국회에서의 대여 공조를 앞두고 구태여 야당 간 잡음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제가 전날(1일)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말했던 세비 관련 발언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직접적인 사과는 아니지만, 전날 내뱉었던 "국회의원 세비로 시비를 거는 게 제일 유치하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그게 전형적인 반(反)정치 논리", "우리가 월급에 연연하는 것도 아닌데 모욕감을 느낀다" 등의 수위 높은 발언들을 하루 만에 즉시 공개석상에서 해명한 것이다.

우 원내대표는 "정치인에게 가해지는 반정치적 공격 논리에 대한 원론적 입장을 말씀드린 거라 해명 드린다"며 "안 대표와 국민의당은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도 즉시 화답에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정책회의에서 "우 원내대표가 안 대표의 '무노동 무임금' 발언에 대해 조금 심하게 말했는데 어제도 저에게 전화가 와서 해명을 했다"며 "우 원내대표의 사과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변인 논평까지 내며 "책임 지고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며 남을 헐뜯는 것이 과연 할 일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즉각 받아쳤던 전날 분위기에 비춰보면 직접적인 사과가 아닌데도 급히 받아들이며 갈등 봉합에 나선 모양새다.

두 야당이 이처럼 신속하게 봉합에 나선 것은, 시한이 임박한 원구성 협상과 이미 산적해 있는 야당 간 현안별 공조를 앞두고 감정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여봤자 서로에게 불리할 뿐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경우 원구성 협상을 앞두고 자유투표를 거론하며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상임위를 차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자유투표에서 자당 후보를 국회의장에 앉히려면 국민의당 협조가 필수적이다. 국민의당과 각을 세워봤자 원구성 협상에서 불리해질 뿐이라는 계산이다.

국민의당은 양당에 대한 정치 혐오를 기반으로 4·13 총선에서 승리한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제창 무산,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등 문제로 이미 정부여당과 날을 세운 상황에서 더민주와 갈등을 빚을 경우 기존 정당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게 된다.

이때문에 더민주나 국민의당도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어도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처지인 것이다. 다만 양당이 '세비 갈등' 문제를 표면적으로 봉합했더라도 언제든 다시 서로를 향한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제1당의 원내대표가 기자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유치하다'는 표현을 쓰며 엄연히 제3당을 이끄는 당대표의 발언을 맞받아친 모습이 안 대표는 물론 소속 의원들에게도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선 전에도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안 대표에 대해 "정치를 잘못 배웠다"고 평가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안 대표로서는 쉽사리 감정을 풀기 어려울 수 있다.

국민의당은 이와 관련 이날 다시 논평을 내고 "비록 더민주 원내대표가 어제 '유치하다', '반정치'라며 거친 말을 쏟아냈지만 뒤늦게라도 사과를 표했다니 다행"이라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단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우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유감이 가시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원구성 협상과 야당 간 공조를 앞두고 두 당이 택한 '전략적 휴전'이 얼마나 오래갈 지에 대해 야권 지지층은 불안하기만 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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