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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5대 취약국들… "유가 50달러는 승리 아니다"

입력 2016-06-02 11:40

부유한 걸프지역을 위한 OPEC…회원국 모두를 감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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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걸프지역을 위한 OPEC…회원국 모두를 감안해야

OPEC 5대 취약국들… "유가 50달러는 승리 아니다"


걸프지역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일부 회원국들이 국제유가의 50달러 회복을 반기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으로 취약한 산유국들은 여전히 극심한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원유시장에서 '5대 취약국(Fragile Five)'이라 불리는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 이라크, 리비아, 알제리에게 50달러 수준의 국제유가는 최악의 시장상황이다.

배럴당 50달러는 '5대 취약국'의 비틀거리는 경제를 구제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그렇다고 비교적으로 부유한 산유국들이 산유량을 줄일 정도로 싸지도 않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원유시장을 범람시켜 미국 셰일업계와 같은 고비용 생산자를 시장에서 몰아내려고 한 '석유 치킨게임'이 걸프지역 산유국들에게는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5대 취약국'은 이로 인한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웃돌 때도 경제적으로 부실했던 산유국들은 (석유 치킨게임에서) 부수적 피해자가 됐다"며 "유가의 50달러 회복은 이들에게 승리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재정수익의 95%가 석유수출로 조달하는 베네수엘라의 경우 올해 경제규모가 8%나 수축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에는 164% 수준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기록할 전망이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말 OPEC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했을 때부터 필사적으로 OPEC의 협력과 감산을 요청했지만, 사우디와 카타르 등 부유한 걸프지역 산유국들에 베네수엘라의 간청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의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 마즈루에이 석유장관은 오펙 회의를 하루 앞둔 1일에도 언론인터뷰에서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논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시장이 조정될 것"이라고 말해 취약국의 형편에 대한 무관심을 시사했다.

이라크의 OPEC대사 팔라 알람리는 이에 대해 "시장이 균형을 잡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하락이 많은 산유국을 말살 직전까지 몰아놓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국제유가 회복이 실제로 OPEC의 노력의 결과가 아닌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등의 생산 차질에 의한 것이므로 막상 생산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회복이 달갑기만 할리 없다.

나이지리아와 이라크의 비극으로 부유한 산유국들이 잔치를 벌이고 오히려 장기적인 가격부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감산이나 동결 가능성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약국들은 OPEC이 부유한 걸프지역 산유국들의 의도대로만 움직이면서 본래의 의미와 역할을 잃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에우로지오 델피노 석유장관은 1일 "OPEC의 본 역할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우리 모두 원유의 공평한 가격을 보호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OPEC의 맹주 사우디는 이번 회의에서 내부분열을 봉합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우디의 '통합성'이 이번에도 부유한 걸프지역 산유국까지만 적용될지는 의문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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