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중 시진핑, 북 리수용에 '북핵불용'…"대화·소통" 강조

입력 2016-06-01 22:34

北-中 '전통적 우호관계'는 재확인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北-中 '전통적 우호관계'는 재확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북한 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리수용은 북·중 관계개선을 희망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처음으로 북한 고위층이 중국을 방문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중국과 북한의 입장에는 일정한 온도 차가 느껴지는 만남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북한은 대중(對中)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피력한 것이다

시진핑 총서기는 이날 리수용 부위원장을 만나 "중국측의 반도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명확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거듭 천명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달 제7차 당대회에서 사실상 핵보유국임을 선언하고 핵-경제 병진 노선을 항구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공식화한 데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고까지 해석될 수도 있다.

앞서 리수용 부위원장은 방중(訪中) 첫날인 지난달 31일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핵을 항구적 노선으로 쥐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나 시진핑 총비서를 만난 자리에서까지 핵-경제 병진노선을 언급하지는 못했을 거라는관측이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대신 김정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구신·口信)를 통해 "조선이 중국 측과 함께 노력해 전통적 우호관계를 강화 발전시키고, 조선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길 바란다"고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총서기는 "중국 측은 중·조(북) 우호 협력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면서도 "조선 측과 함께 노력해 중조 관계를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말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암시했다.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기존의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회복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통한 압박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총서기는 물론 "유관각방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고, 대화와 소통을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자 한다"며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리수용의 이번 방중이 양국 관계가 해빙모드를 띠기 시작한 시점에 이뤄진 것인 만큼 전향적인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지난달 열린 제7차 당대회 결과를 통보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진핑 총서기가 이날 "조선노동당 대표단이 중국에 와서 7차 대회 정황을 통보한 데 대해 환영한다"며 "조선인민이 경제발전, 민생 개선, 조선사회주의 사업을 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성취를 얻길 축원한다"고 밝힌 것 또한 의례적인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당초 40여명으로 알려졌던 북한 방중 대표단은 실제 10여명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정부 당국자가 확인했다. 이에 비춰볼 때 이번 방중이 특사 성격이기 보다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큰 행사를 치른 뒤 다른 나라의 정당을 방문해 설명하는 전통적 관례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 직후 최태복 당비서를,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의 직후에는 김영일 당비서를 중국에 보낸 바 있다.

외교 당국자는 "일본 언론이 잘못 보도해 중국에 대규모 북한 대표단이, 40명이라고 하는데, 최태복, 김영일 때 10명 내외의 대표단이 갔고, 이번에도 같다"라며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고 하는데 사실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