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19살 청년, 그의 공구 가방에서 나온 컵라면 하나는 근무 요건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이 최근 두 달간 쉬는 날이면 서울메트로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해왔다고 합니다.
청년이 왜 피켓을 들게 된 건지 유선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월 중순 서울 방배동 서울메트로 본사 앞. 19살 청년 8명이 피켓을 들고 서 있습니다.
'갓 졸업한 공고생 자르는 게 청년 일자리 정책인가'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청년은, 바로 지난 28일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 군입니다.
김 군은 3월 중순부터 쉬는 날마다 고졸 출신 동료들과 메트로 본사 앞에 모였습니다.
메트로가 자회사를 설립할 때 심사를 통해 일부 용역 직원들을 채용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울메트로 퇴직자를 채용하겠다는 문건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김 군과 같은 공고 졸업생 23명이 병역 미필을 이유로 채용되지 못할 거라는 방침도 전해졌습니다.
[정비용역업체 직원들 : 60세 이상, 군대 미필자 이런 규정이 있어요. 아예 (채용) 방침에도 없었어. (병역미필자 대신) 신규자를 뽑는다는 거예요.]
유족들은 김 군이 애써 얻은 직장에서 쫓겨날까봐 불안해했다고 말합니다.
[유가족 : (자회사에 채용되면) 군대에 갔다 와도 다시 취업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힘든 걸 견디고 희망을 바라보면서 일을 했던 것 같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메트로 측은 "병역미필자를 채용하지 않을 방침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졸 출신 직원들이 두 달 동안 항의했음에도, 고용승계 여부를 일절 설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당시엔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