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지난 28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 모른다"는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한 사실이 31일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30일) 오후 9시50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관련, "20살도 채 되지 않은 젊은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의 안전을 지키는 일을 하다가 당한 참담한 일"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이미 여러 사람이 똑같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제는 첫 글을 올린 직후 올린 두 번째 글에서 불거졌다. 안 대표는 두 번째로 쓴 글에서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며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에 SNS를 비롯한 온라인에서 난리가 났다. "여유가 있었으면 덜 위험한 일 택했을지도…"라고 적은 부분 때문이다. 이는 곧 돈이 있었으면 다른 일을 택했을 것이고, 그러면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온라인 상에는 "그 젊은이가 다른 일을 했더라도 또 다른 사람이 희생됐을 것", "온실 속 화초다운 발언",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데 여유가 있다면 안 했으리라는 발상은 일자리 차별"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안 대표는 자신이 올린 글이 논란이 되자 두 번째 글을 지우고 새로 글을 올려, "앞으로도 누군가는 우리를 위해 위험한 일을 해야 한다"며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후 이날 오후 2시30분께 다시 글을 올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에 거듭 애도를 표한다, 더 크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해당 분야 청년노동자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열악한 노동환경에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와 관련, "19세 청년의 죽음을 추모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는데 그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오해할 수 있어 수정한 것"이라며 "오해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해명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컵라면까지 들고 다니면서 일을 하다가 그렇게 된 게 얼마나 안타까웠겠느냐"며 "안 대표도 부모의 입장에 이입해 그런 안타까움을 표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