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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지 않도록'…홀로 숨진 이란인 장례 이웃들이 치러줘

입력 2016-05-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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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지 않도록'…홀로 숨진 이란인 장례 이웃들이 치러줘


타국에서 쓸쓸히 숨진 외국인의 장례를 마을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치러줬다.

서울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지난 27일 이란 국적의 외국인 무연고사망자 알리(가명·56) 씨에 대한 마을장례를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알리 씨는 올해 2월 23일 지하철 6호선 새절역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119로 세브란스병원에 옮겨졌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중 4월 19일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입원 후부터 고인이 생전 다니던 나섬교회(광진구 소재) 교인들이 이란대사관의 협조를 통해 연고자를 찾기 위해 수소문했다. 이란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닿았지만 생활 형편 등 불가피한 사유로 가족이 시신인수를 포기해 이달 11일 무연고 처리됐다.

알리 씨가 파주 '무연고 추모의 집'에 안치됐다는 소식을 들은 교회 관계자와 생전 고인과 알고 지내던 이란 국적 외국인들은 이미 화장돼 안치됐지만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장례예배를 드릴 수 있길 희망했다.

이들은 장례의식을 치를 수 있는 방안을 서대문구에 문의했고 구는 '유택동산 산골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화장 후 안치돼 있는 유골을 분골해 서울시립승화원 내 유택동산에 산골하는 서비스로, 향후 유족들은 '추모의 숲' 분향대에서 고인을 추모할 수 있다.

무연고사망자는 연고자를 찾지 못하고 추모자의 집에 10년간 안치돼 있다가 합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란대사관과 교회 관계자의 노력으로 장례절차는 서대문구와 지인에게 위임돼 지난 27일 서울시립승화원 내 추모의 숲 분향대 앞에서 알리 씨를 추모하는 예배가 열렸다. 예배에는 생전 고인의 지인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예배를 인도한 김상철 목사는 "고인은 생전 심장질환으로 고통 받았으나 이제는 하나님 곁에서 평안하기를 바란다"며 "고인이 우리와 함께 얼마나 아름다운 삶을 살았는지 훗날 가족들이 추모의 숲을 방문해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생전 고인의 치료를 도와준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안철민 교수, 중환자실 치료비와 안치료를 면제해준 세브란스병원, 가족을 찾기 위해 노력해 준 이란대사관, 장례예배를 치를 수 있게 해준 서울시립승화원과 서대문구와의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대문구는 2013년부터 무연고사망자의 쓸쓸한 뒤안길을 배웅하기 위해 관내 주민과 재능기부자들로 구성된 마을장례지원단 '두레'를 운영해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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