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판매가 금지된 스테로이드제 3억원어치를 몰래 수입해 인터넷 등에서 팔아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단순히 팔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복용 지도까지 해줬다고 합니다. 이른바 '도핑 설계사'라고 하는데요.
온누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 동부경찰서는 태국에서 밀수입한 약물을 불법 판매한 혐의로 38살 김모 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보디빌딩 업계에서 '도핑 설계사'로 부르는 이들이 노린 건, 주로 보디빌딩 선수와 헬스 트레이너였습니다.
고가의 약물을 꾸준히 팔아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핑 설계사들이 받는 돈은 약값과 복용 지도를 포함해 6개월에 3000만 원 수준인데, 비싼 약은 연간 1억 원짜리도 있습니다.
빨리, 그리고 손쉽게 최고 몸짱이 되고, 이를 상품화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환상이 선수들을 유혹합니다.
약학과 생리학 지식까지 내세우는 도핑 설계사들은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약을 함께 사용하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론 약물 부작용으로 뇌경색까지 발생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체부 관계자 : 사실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어서 이제 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스포츠 도핑 세계 10위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것도 바로 이런 도핑 설계사들 때문이란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