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옥시의 영국 본사가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건, 그 위험성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거죠. 그런데 지난 2006년에 유럽연합 EU에 옥시 제품과 같은 원료를 쓴 분무식 소독제품에 대해 보고서가 제출됐는데요, 흡입했을 때 독성을 확인해주는 내용입니다. 유럽 최대의 생활화학용품을 만드는 곳이 과연 이걸 몰랐을지, 의혹이 증폭되는 대목입니다.
김진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06년, 분무식 소독제품인 AKAFOG가 유럽연합 EU에 제출한 보고서입니다.
옥시 제품과 마찬가지로 PHMG가 원료물질이고, 실내에서 분무하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흡입 독성 실험 결과, 4시간 동안 1.67mg을 들이마셨을 때 실험대상 쥐의 50%가 사망했습니다.
[이덕환 교수/서강대 화학과 : 쥐한테 치명적인 독성을 나타내는 게 확인됐으니까 사람한테 섭취 또는 흡입되는 방법으로는 쓰지 말라는 거예요.]
'호흡기 보호법'이라 표기된 제품의 주의사항엔 가장 높은 수준의 보호장비 중 하나인 P3 마스크를 착용한 뒤 사용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유럽 최대의 생활화학용품 제조사인 레킷벤키저가 자신과 비슷한 상품의 정보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을 거란 주장이 나옵니다.
[염형철 사무총장/환경운동연합 : 연구진들이 당연히 관련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이 정도도 참고를 안 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죠.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이덕환 교수/서강대 화학과 : 인터넷에 공개돼있는 자료예요. (레킷벤키저가) 안 봤다고 주장하는 건 설득력이 전혀 없어요.]
한편 검찰은 옥시로부터 돈을 받고 흡입 독성 실험을 조작한 서울대 교수 사건에 본사인 레킷벤키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본사 관계자 2~3명을 소환조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