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관련 내용을 취재한 윤샘이나 기자가 지금 나와 있습니다. 사실 잘 믿기지 않는 내용인데 그 내시경을 할 때 쓰는 핀셋 같은 것을 재활용한다는 얘기죠?
[기자]
맞습니다.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는 직원용 메신저를 통해서 나눈 대화들이고 또 이게 한 명이 하는 얘기가 아니어서 일단 신뢰도는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말씀하신 일회용 포셉은 내시경을 할 때 위장이나 대장에서 내부의 조직을 떼어낼 때 사용하는 제품인데요. 당연히 피나 점액질이 묻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일회용 포셉의 경우에는 이런 조직이나 혈흔이 남아 있을 수 있어서 세척이나 소독을 해도 감염 우려가 매우 높기 때문에 재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얘기를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엄중식 교수/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 일회용 물품을 소독 멸균하면 어딘가에 취약한 부분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거나 안전하게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지난해 다나의원에서 발생했던 C형 감염 집단 감염 사태도 이런 의료기기를 재사용했던 게 원인이 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복수의 병원 관계자들과 의료기기업체 직원들을 만나서 이렇게 물어봤더니 하나같이 상당수 병원에서 일회용 의료기기 사용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유는 물론 돈 때문인데요. 병원의 경우는 인건비와 소모품이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일회용품을 재사용하게 되면 굉장히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또 이번 사건과는 다른 또 다른 정형외과 관계자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전직 정형외과 부원장 : 재사용은 당연히 하죠. 소독기 돌려가지고 썼던 걸 설거지를 해요. 설거지하고 피 붙은 걸 대충 씻어내요. 다음에 소독기에 들어가는 거죠.]
[앵커]
설거지를 한다는 얘기가 사실 좀 어이가 없는 부분인데 이게 몇몇 병원이 아니라 상당 수준 퍼져 있는 것 같군요.
[기자]
대형병원에까지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관계자들도 저희가 여럿 접촉했는데요. "재사용은 상당수 병원이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병원과 의료기기 업체 사이에 갑을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의료업체는 모른 척을 한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또 병원의 경우는 업계가 매우 좁다 보니까 내부고발자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어서 이런 실태가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보건당국은 이런 걸 좀 알고 있는 상태인가요?
[기자]
취재 과정에서 보건복지 담당부서에 물어봤는데 담당자는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확히 얘기하기보다는 "사실상 관리감독은 지자체가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얘기만 했습니다.
[앵커]
정작 당국은 좀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인데 보건당국에 대한 조사뿐만이 아니라 수사도 좀 이루어져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실제 업계 얘기를 잘 아는 관계자들은 병원 측에 납품된 일회용 의료기기의 숫자와 그리고 실제로 수술이나 시술에 사용된 숫자를 대조해 봐도 이런 실태를 잘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윤샘이나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