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네 목욕탕 하면 아마도 이젠 보기 힘든 추억의 공간으로 여기실 텐데요.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해 손님을 맞고있는 동네 목욕탕도 있습니다.
강나현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말끔한 아파트 숲 사이 나지막이 서 있는 낡은 건물.
50년 넘게 동네 사랑방 구실을 하던 서울 아현동의 목욕탕, 행화탕입니다.
고급 사우나의 등장과 동네 재개발 결정으로 5년전 철거가 정해진 곳입니다.
하지만 음악, 무용, 연극, 건축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기획자 10명이 모여 버려졌던 이 공간을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때 밀던 욕탕 자리엔 타이어로 만든 징검다리가 생겼고, 탈의실에 놓인 커다란 수조에선 수중 무용이 펼쳐집니다.
철거 일정이 정해지면 언제든 건물을 비워야 하는 처지라, 잠시나마 되살아난 교류의 공간은 더욱 소중합니다.
[서상혁/'행화탕 프로젝트' 기획자 : 아름답게 (행화탕의) 장례를 하고 싶다는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한시적인 느낌에 의해서 (예술의 열정을) 더 쏟아낼 수 있지 않을까.]
개발의 손길에 무심히 묻힐 뻔 했던 50년의 시간.
예술 사랑방으로 거듭난 동네 목욕탕에서 소중히 간직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