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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는 없고…무단횡단 유혹하는 '안전 사각지대'

입력 2016-05-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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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단횡단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먼저 일단 무단횡단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의 잘못인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유혹에 넘어가게 만드는 도로의 환경도 무시를 할 수 없는데요. 도로를 건너려면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데 공사 중이고, 횡단보도로 가려면 수백미터를 돌아가야 하고 이런 경우입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주안역 부근의 한 교차로.

전동 휠체어를 탄 남성이 무단횡단을 하는데 버스가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갑니다.

손수레를 끌고 길을 가로지르는 한 남성 옆으로 차량들이 빠르게 달립니다.

인천 주안동의 다른 교차로도 횡단보도가 없어 위험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한동안 눈치를 보다 무단횡단을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교차로를 건너려면 지하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지하도 역시 위험합니다.

공사 중인 지하도입니다. 이쪽엔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고 천장 구조물은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카메라 조명을 한 번 꺼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어두운 지하도를 주민들은 지나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주민들은 횡단보도가 있는 곳으로 가려면 수백m를 돌아가야 하고, 지하도 역시 공사 중이기 때문에 무단횡단을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유정민/인천 주안동 : 저는 젊지만 다리가 불편해요. 저기서부터 걸어오든지, 아니면 횡단보도로 건너서 돌아서 오는…]

[주민 : 횡단보도가 없어. 저쪽에 있어.]

하지만 지하상가 상인들은 횡단보도 설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횡단보도가 생기면 자신들의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하상가 상인 : 여기 지하상가 죽으면 지상도 죽고 다 죽는 거예요.]

인천시청은 지하상가 상인도 무시할 순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인천시청 관계자 : 교통약자 입장에선 무조건 (설치)해야 하는 게 맞는데 쉽게 추진을 못한다는 거예요. 지하상가 상인의 생존권도 달려 있다고 보는 거죠.]

지난해 인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발생한 보행자 사고는 모두 387건, 이로 인한 사망자는 24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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