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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의 상흔…"고속철 끊겨 희망도 사라졌다"

입력 2016-05-26 14:00

'30만 이용' 장성역 KTX끊긴 1년…긴 한숨 소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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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이용' 장성역 KTX끊긴 1년…긴 한숨 소리만

KTX의 상흔…"고속철 끊겨 희망도 사라졌다"


"하루 몇 편만이라도 KTX가 다시 정차하길 두 손 모아 빌어봅니다"

26일 찾아간 전남 장성역. 작년 4월 호남고속철 '충북 오송~광주 송정'구간 신선(新線) 개통과 함께 KTX가 끊긴 역사 주변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장성주민과 광주 북부권인 첨단·비아지구, 상무대 군장병, 인근 영광, 장성, 고창 주민 등 30여 만명이 이용했던 거점역이 맞나 싶을 정도다.

역사 안 텅 빈 대합실과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식당가, 하루 종일 기다려도 손님 태우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워진 택시 기사들의 긴 한 숨소리만 역 주변을 맴돌았다.

택시기사 정모(52)씨는 "KTX가 정차했던 작년 초까지만 해도 상무대 장병과 넘쳐나는 손님으로 택시가 부족해 손님들이 태워 달라 사정 했을 정도였는데 KTX가 끊긴 후 손님이 70%까지 줄면서 하루 종일 운행해도 겨우 회사 수익금을 맞출 수 있을 정도"라고 하소연 했다.

정씨는 "이른 새벽에 나와 5시간이 지난 오전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손님 태울 순 번이 돌아왔다"며 "KTX가 끊기면서 삶의 희망까지 사라져 버렸다"고 침울해 했다.

사정은 역사 주변 식당가도 마찬가지다. 점심식사 시간이지만 손님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삼겹살 집을 운영하는 김모(50·여)씨는 "KTX가 정차했던 작년 이맘때는 금요일과 일요일 점심·저녁식사 시간이면 상무대 군장병 등 북적이는 손님들로 앉을 자리가 없었는데 매출이 50%넘게 뚝 떨어져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곳은 극심한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해 식당을 내놓은 곳도 있다"고 앞날을 걱정했다. KTX가 끊긴 후 생긴 상흔 들이다.

장성군이 국토부에 오는 8월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 개통에 맞춰 '서울 용산~서대전~익산' 노선을 장성역까지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한 데 대해 주민들은 그나마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이 노선은 작년에 개통한 '충북 오송~광주 송정'구간 신선이 아니다. 신선 개통 전에 KTX가 다녔던 '호남선' 구간으로 현재 전북 익산까지만 운행되고 있다.

옛 호남선 구간 KTX연장 요구는 장성군뿐만 아니라 인근 광주시(광주역), 전북 김제시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장성군 관계자는 "작년까지 하루 22편이 운행했던 KTX를 최소 하루 6편 만 이라도 다시 정차해 주길 건의 한 상황이다"며 "장성을 비롯 인근 지자체들이 요청한 KTX정차는 신선과는 별개로 저속철 논란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장성역 KTX 재 정차 필요성'에 대해, 국방부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

군 당국은 4만여명에 달하는 상무대 군장병과 1만여명이 넘는 면회객들이 극심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다, KTX 장성역 정차는 장성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군사전략적 측면에서 필요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 북구권 주민들까지도 광주권의 송정역 대신 지리적으로 가까운 장성역을 이용해 온 가운데 오는 8월 수서발 KTX개통을 앞두고 장성역이 다시 전남 북부지역 거점역으로 재도약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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