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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곳간 열쇠' 쥔 메르켈 설득할까…G7정상의 '동상7몽'

입력 2016-05-26 13:38

세계경제 둘러싼 G7정상의 '동상이몽'
미·일·캐·프·이 "독일 곳간 열자" vs 독 "곳간 열쇠 못줘"
영국은 "EU 남느냐 떠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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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둘러싼 G7정상의 '동상이몽'
미·일·캐·프·이 "독일 곳간 열자" vs 독 "곳간 열쇠 못줘"
영국은 "EU 남느냐 떠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아베, '곳간 열쇠' 쥔 메르켈 설득할까…G7정상의 '동상7몽'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개막한 26일, G7정상들은 일본 보수의 성지인 '이세신궁(伊勢神宮)'을 방문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세신궁을 둘러본 후 회의장인 시마(志摩)시 가시코지마(賢島)에 위치한 시마관광호텔로 자리를 옮겨 점심식사를 한 후 세계 경기 후퇴에 대한 대응을 주제로 첫 논의에 들어간다. 이번 정상회의의 가장 초점이 되는 것은 먹구름이 드리운 세계 경기의 해결책 제시다.

G7정상들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경기 후퇴 및 국제유가 하락 등의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정지출을 둘러싼 G7정상들의 속내는 각기 다르다. 한 테이블에 둘러앉을 G7 정상들, 그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26일 동상이몽을 가지고 한 자리에 둘러앉을 이들의 속내에 대해 소개했다.

닛케이는 재정지출 논의를 좌우하는 열쇠를 가진 사람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 지목했다.

우선, 의장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각국의 재정출동을 이끌어내고 싶어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8%→10%) 연기를 위한 빌미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세계경기 둔화를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되면 7월 참의원 선거에도 순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국 경기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일본과 유럽의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싶어한다. 캐나다도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지출 확대의 열쇠를 쥔 것은 독일이다.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유럽연합(EU)의 전체 흑자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G7국가 내 재정출동의 여력이 큰 것은 독일 뿐이다.

그러나 메르켈은 재정출동이라는 요술 방망이를 사용하는 것에 아주 신중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번 회의에서도 재정지출 확대와 관련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르켈의 의중을 대변하듯 독일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세계경제지표는 그리 나쁘지 않다"라고 강조해왔다. 추가 재정출동이나 금융완화책으로 세계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고통스럽지만 구조개혁을 통해 문제의 근본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메르켈 총리의 입장이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전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나치 대두의 원인이 됐다는 뼈아픈 경험을 통해 재정확대에 반대해 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영국은 이런 독일의 입장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메르켈 총리에게 직접적으로 재정지출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3개국의 속내에는 온도차가 있다. 경제정책에 있어서 가장 메르켈과 가까운 것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다. 영국은 긴축 예산을 견디며 높은 수준의 성장을 유지해 온 만큼 재정지출 확대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카메론 총리의 신경은 다른데 쏠려 있다. 바로 내달 23일 열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찬반 국민투표다. EU에서 탈퇴하는 것으로 결정되면 카메론 총리는 즉각 자진 사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막기 위해 카메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영국의 EU잔류"에 대해 강한 지지를 G7정상들에게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내심 아베의 재정지출 확대론을 환영하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3%대에 이른다. EU는 각국에 재정규율을 의무화하고 있어, 양국은 재정지출을 크게 확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프랑스는 내년 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실업률은 약 10%에 이르렀으며 올랑드의 지지율은 과거 최저다. 그는 아직 출마 여부도 결정하지 못했으며, 일각에서는 출마 포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올랑드에게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제 회복은 호재가 될 수 있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2자릿수에 이르렀고,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는 난민들이 몰려왔다. 예산을 증액하고 싶지만 EU와의 협정상 손발이 묶여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이탈리아도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제 회복을 바라고 있다.

의장국인 일본을 비롯한 미국, 캐나다 등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독일의 재정지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보고있다.

세계경제 문제에 관한 논의 후에는, 남중국해를 군사 거점화 하려는 중국에 대한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러시아 문제 등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의 해양 진출과 관련해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법에 기반을 둔 주장, 힘과 위력의 사용 금지, 평화적 해결 등 '해양안보 3원칙' 준수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보에 관한 논의도 진행된다. 중동발 테러 위협과 관련해 개발도상국에서의 자생적 테러리스트 발생을 막기 위해 G7이 이들 국가의 빈곤 대책, 교육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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