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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샛길 산행'…적발되자 흉기로 단속요원 위협

입력 2016-05-25 21:12 수정 2016-05-2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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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차는 차도로, 사람은 인도로 다니는건 당연한 일이죠. 산에서는 어떨까요? 등산객들은 정해진 탐방로로만 다녀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를 어기고 '샛길'로 다니는 등산객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얘길 해도 안 통한다는 건데… 단속에 적발된 등산객이 흉기로 단속요원을 위협하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가혁 기자가 북한산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위험한 암벽 구간이어서 출입이 금지된 곳을 혼자 오르는 남성. 취재진에게 이 위험천만한 행동을 자랑처럼 털어놓습니다.

[샛길 등산객 : 이 산 자체가 등산을 못하게 돼 있어. 저기 막은 것 못봤어요? 평일 날 나 혼자서 살살 다니는데 다니는 사람 별로 없어요.]

이 곳은 2년 전 추락 사망 사고가 있었던 곳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협조를 얻어서 지금 위쪽에 있는 샛길 등반객을 추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정된 탐방로를 한참 벗어난 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무리가 적발됩니다.

[샛길 등산객 : 잘못했는데 조용한데 와서 점심이나 먹고가자는 마음에 올라온 것뿐이지.]

이들에겐 자연공원법에 따라 각각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또 다른 샛길 등반객은 단속요원에게 욕설을 하고 흉기를 꺼내기까지 합니다.

[샛길 등산객 : (신분증 제시해주십시오.) 산에 다니는데 신분증 갖고 다니는 ○○들이 어딨어? (주민번호 없습니까?) 내가 왜 가르쳐줘야 하는데?]

이곳도 샛길 이용객 적발 건수가 많은 루트 중의 한 곳입니다.

이렇게 로프를 넘어서 조금 빨리 갈 수 있는 코스인데 바닥을 보시면 암반과 마사토로 돼 있어서 굉장히 미끄럽습니다.

그런데 자칫 미끄러진다면 바로 아래가 낭떠러지이기 때문에 인명사고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전국의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추락사 37건 가운데 27건이 비법정 탐방로, 샛길에서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오전까지 비가 내려서 바위 지표면이 굉장히 미끄러운데요, 만약 이곳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면 그 어디에도 위치를 알려주는 다목적 위치 표시판이 없기 때문에 구조가 상당히 늦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정상 탐방로에는 수백 미터 간격마다 위치 표지판이 설치돼 번호로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습니다.

생태계에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김중호/북한산국립공원 사무소 : 동물들이 사람의 흔적이 자꾸 있으면 피해 다니게 되고 이 근방이 예전에 삵이 나타난 곳이거든요. 그런 멸종위기 동물이 살 수 없게 되죠.]

지난달 샛길 출입 적발 건수는 북한산 국립공원에서만 47건, 전국 국립공원 전체로는 157건에 이릅니다.

[김중호/북한산국립공원 사무소 : 본인의 안전과 생태보전을 위해서 꼭 지정된 탐방로로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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