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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서 2600원짜리 돼지고기 훔친 80대 치매 할머니 '구제'

입력 2016-05-2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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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폐지를 주우며 기초생활 수급비 20만원을 받아 어렵게 생활하던 A(80·여)는 혼자 살게 된지 몇년이 지났다. 최근에는 치매증상도 보여 가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경기 고양시의 한 대형마트에 들어가 작게 포장된 2600원짜리 돼지고기와 1600원짜리 사탕을 훔쳐 가게를 나서려고 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마트 직원이 A씨를 붙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자신보다 15살 많은 95세 할아버지 간병 일을 하고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A씨는 혹여라도 처벌을 받게 될까 밤잠을 설쳤다.

경찰에서 A씨는 "치매가 와서 그랬는지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벌금을 내지 않게 해달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2. 퇴직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담소도 나누고 컵라면도 먹는 노인정 같은 고양시의 한 사무소. 심심함을 달래려 1점에 100원짜리 고스톱을 친 게 화근이었다.

이 판에서 돈을 잃고 앙심을 품고 있던 한 노인이 경찰에 고스톱을 치고 있다고 신고한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연행하기 난감할 정도로 60~70대 노인들의 무료함을 달래는 정도의 판이었지만 법을 적용해야 했기에 일단 조사를 마쳤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경미사범에 대한 선별적 구제로 전과자 양산방지를 위해 심사위원 8명을 구성, 사회적 약자 5명에 대해 심사를 거쳐 훈방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경미한 범죄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생계형 범죄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앞으로도 선별적 구제로 전과자 양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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