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존 리(48) 전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리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최다 피해자를 낸 옥시에서 지난 2005~2010년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는 구글코리아 사장이다.
리 전 대표는 이날 예정시간보다 30분 빠른 오후 1시3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리 전 대표는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가기 전 한국말로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또 부작용 민원 보고를 받았냐는 취재진 질문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아는 것을 검찰에서 다 얘기하겠다"고 영어로 답변했다.
그는 검찰청사로 들어간 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기도와 애도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날 리 전 대표를 상대로 제품 판매 과정에서 인체 유해성을 알았는지, 의사 결정 과정에 영국 본사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리 전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관련 민원 내용을 보고 받고도 판매를 강행했는지 등도 캐묻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01년부터 옥시 홈페이지 고객 상담게시판에 가습기 살균제 후유증에 관한 글 수백건이 올라온 사실을 확인했다. 주로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호흡이 힘들다'는 등의 호소글로 알려졌다.
검찰은 옥시 미디어고객팀 김모 부장,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 팀장 조모씨,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박모씨 등 5명도 이날 불러 조사 중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