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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비핵화 우선' 입장 고수…남북관계 '평행선' 전망

입력 2016-05-23 15:22

'비핵화' 원칙 견지…북 행태 바로잡겠다는 강한 의지 담겨
북 핵동결 등 깜짝 카드 가능성도…군 "말보다 행동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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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원칙 견지…북 행태 바로잡겠다는 강한 의지 담겨
북 핵동결 등 깜짝 카드 가능성도…군 "말보다 행동이 중요"

정부, '비핵화 우선' 입장 고수…남북관계 '평행선' 전망


정부, '비핵화 우선' 입장 고수…남북관계 '평행선' 전망


정부가 23일 북한의 계속되는 대화 공세에도 '비핵화 의지를 먼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함에 따라, 남북 관계는 당분간 접점 없이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완전 중단된 남북관계가 상대방에 대한 원색적 공격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그 원인인 핵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정리하지 않고서는 대화든 교류든 관계 복원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의 입장이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기 때문이다. 이번에야말로 비핵화에 대해 확실한 보장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북측도 이미 국제사회에 '핵보유국'을 천명한 상황에서 이걸 내려놓고 대화에 나오라는 요구에 응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양측의 입장에서 대화의 모멘텀(momentum)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국방부의 발표대로 우리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이라며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대화를 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상대방과 마주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남북 간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핵'"이라며 "북측이 핵보유를 주장하며 핵 능력의 고도화를 위해 진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섣불리 대화에 나설 경우 오히려 북측의 주장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북한의 남북 군사회담 개최 제안을 "진정성이 결여된 위장 평화 공세"로 보고 있다.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태도 변화나 행동이 없는 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비핵화' 원칙을 계속 견지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남북관계가 개성공단까지 전면 폐쇄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이르게 한 원인이 핵문제인데, 북한이 그걸 '부당한 전제조건'이라고 말한 데 대해 불쾌한 감정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대화 제의가 '진성성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이번에야말로 북측의 행태를 바로 잡겠다는 단호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핵 문제를 풀지 않는 한 남북 관계 개선은 의미가 없다는 인식도 깔려 있다. 과거 북한이 핵개발 과정에 있을 때와는 다르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북한과 회담하고 교류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가능하냐고 정부 당국자들은 말한다. 또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북한의 4차 핵실험 때문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대화 제의에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인 핵 문제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섣불리 대화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국제사회의 공조를 약화시켜서 북한의 비핵화만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현 단계에서 대화든 교류든 경색된 남북관계가 풀리려면,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과 완강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바꿀 명분과 구실이 있어야 하며, 그건 딱 한 가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그 외에는 해법이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당장 비핵화에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 대화 공세에 대해 ▲당대회 후속 조치 ▲우리 정부의 대북 심리전 방송 중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와해 ▲미국과의 대화를 노린 유화 분위기 조성 등 다양한 목적이 담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북한이 거듭되는 대화 요구에도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핵 동결 선언'이나 추가 핵·미사일 시험 유예 등 깜짝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지만, 그 정도로 국면을 바꾸기에 부족해 보인다. 북한이 그런 선언을 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선언을 한다 해도 우리나라와 주변국가의 입장이 금방 바뀌지도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 때문에 남북 간 장시간 동안 심리전을 동반한 신경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측의 선언적인 조치도 있어야 하겠지만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며 "지난한 싸움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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