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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깡통계좌'로 번진 성과연봉제 논란…"실적경쟁 폐해" VS "침소봉대"

입력 2016-05-23 13:23

ISA 출시 후 약 150만 계좌 개설…이 중 71%가 1만원 이하 소액 계좌
금융노조 "성과연봉제 도입시 금융권 전체에 불완전판매 성행할 것"
당국 "ISA는 3~5년짜리 장기상품…수익률 공시 후 추가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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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출시 후 약 150만 계좌 개설…이 중 71%가 1만원 이하 소액 계좌
금융노조 "성과연봉제 도입시 금융권 전체에 불완전판매 성행할 것"
당국 "ISA는 3~5년짜리 장기상품…수익률 공시 후 추가자금

'ISA 깡통계좌'로 번진 성과연봉제 논란…"실적경쟁 폐해" VS "침소봉대"


1만원 이하 소액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일명 '깡통계좌' 증가를 놓고 금융당국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노조는 실적경쟁을 부추긴 결과 금융권이 불완전판매의 부메랑을 맞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금융당국은 과대해석을 자제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14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은행권과 증권사에서 개설된 ISA 계좌는 150만5657개로 총 가입금액은 1조189억2730만원, 계좌당 평균 가입금액은 67만6733원이다.

ISA계좌별 가입금액 분포를 보면 1만원 이하 소액계좌 비중이 높다.

전체의 70.78%(106만5732개)가 가입금액 1만원 이하의 계좌인 것으로 집계됐다.

1000원~1만원 이하 계좌는 91만2000개(60.6%), 100원~1000원 이하 계좌는 11만5000개(7.6%), 100원 이하 계좌는 3만8000개(2.5%)다.

금융노조는 150만개가 넘는 ISA의 70%가 깡통계좌로 채워진 것은 성과지상주의를 좇은 정부의 정책 실패로 규정했다.

아울러 금융업계 전체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경우 이와 유사한 불완전판매가 성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라는 이름 하에 추진했던 ISA가 불완전판매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며 "이는 금융당국이 정책을 과대포장하고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할당량을 배정해 실적경쟁을 부추긴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과 은행 사측이 ISA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려 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ISA 과당경쟁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개인별 목표부여 금지, 핵심 성과 지표(KPI) 반영 및 별도 캠페인 금지 등의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금융당국은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기 위해 ISA의 성과를 축소·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ISA는 의무가입기간이 3~5년으로 길기 때문에 1만원짜리 소액 계좌를 개설한 뒤 돈이 생길 때마다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즉 당장은 소액계좌라 하더라도 추후 가입자의 상황에 따라 납입 금액이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보다 앞서 ISA를 도입한 영국도 출시 다음해인 2000년도에 계좌수는 21% 상승한 반면 납입 규모는 무려 253%나 올랐다"며 "ISA 출시 후 불과 세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금융노조가 장기상품의 성패를 언급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변수는 또 있다. 금융위는 다음달부터 ISA 수익률 비교 공시, 계좌이동 서비스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ISA 출시 후 마땅한 비교·분석 자료가 없어 상품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객들에겐 이같은 시스템 발전이 가입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음달 수익률 비교 공시가 이뤄져 ISA 운용에 따른 수익률 수준이 공개되고 금융회사별 비교가 가능해지면 대기계좌를 중심으로 추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앞으로 소액계좌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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