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내 1호 프로파일러 "정신분열 환자도 계획범죄 가능…여혐 범죄 아니다"

입력 2016-05-23 11:56 수정 2016-05-23 16:1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국내 1호 프로파일러 "정신분열 환자도 계획범죄 가능…여혐 범죄 아니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은 23일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과 관련해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도 계획범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권 팀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신분열증이 있어도 (범죄가) 계획적일 수 있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권 팀장은 "이런 정신분열 자체가 모든 생활을 와해시키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잘못된 사고와 지각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 범죄와 관련된 경우들이 많지는 않다"며 "어떤 경계선적인 상황과 상태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체계적인 행동들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권 팀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피의자의 경우 여성 뿐 아니라 자신을 제외한 타인에게 모두 분노의 감정을 갖고 있어서 여성 혐오 범죄로 볼 수 없다"며 "'엄마를 증오했다'는 표현은 병원에 입원치료 받게 한 부분에 대해서 나타나는 분노 표현이다. 식당에서 일을 하던 중에는 남성들과도 사소한 마찰이 잦았다. 사소한 쳐다보는 것 자체도 자신을 무시한다고 왜곡되게 느끼는 증상이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유사한 사건에서도 여성이라든지 아동, 특히 노인같이 상대적으로 좀 약한 대상에게 공격성이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는 자신의 공격행위가 실패할 경우 자기가 다시 공격받는다는 두려움도 있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상을 상대로 자신의 분노를 표현하는 형태가 가장 많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혐오범죄의 핵심은 편견이다. 외국에서 자주 벌어지는 인종혐오 같은 범죄를 보면 그 인종이 우리나라에 이민을 와 내 일자리를 차지해서 내가 취직을 못했다는 굉장히 실질적인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며 "반면 피의자의 경우 길을 걸어갈 때 여성이 자기 앞을 가로막고 있다든지 계단을 느리게 걸어간다든지 굉장히 비현실적인 망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모(34·구속)씨는 지난 17일 오전 1시25분께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여성 A(23)씨를 수차례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경찰의 초동 조사에서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했다"고 진술해 이번 사건이 여성을 노린 범행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성 혐오 범죄'란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경찰은 지난 19~20일 두 차례에 걸쳐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를 투입해 김씨에 대한 심리면담을 진행한 결과 조현병에 의해 계획성 없이 저지른 '묻지마 범죄'에 해당한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뉴시스)

관련기사

경찰 "강남역 살인, 묻지마 범죄…여성에 대한 피해망상" "강남역 사건, 정신질환에 의한 묻지마 범죄"…후폭풍은? '강남발 추모 열기' 전국 확산…온·오프라인서 마찰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