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괜한 기대했다"…옥시 대표 만난 피해자들 실망

입력 2016-05-20 16:41 수정 2016-05-20 16:4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기대를 안고 옥시 한국법인 대표와 만난 옥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실망만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20일 오후 1시 대전 유성구 아드리아호텔에서 열린 '제1회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 관련 사과의 장'은 2시간여 만에 마무리됐다.

이 자리에는 가습기 살균기 피해자 유가족연대의 피해자 70~80여 명과 옥시레킷벤키저 아타 올라사드 사프달 대표가 만나 대화를 나눴다.

피해자들은 옥시 가습기살균제로 1~2등급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옥시 측이 구체적인 사과와 보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괜한 기대를 한 것 같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옥시 살균제가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검찰 수사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이유도 모르고 잘못했다고 하는 사과가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피해자 가족이 느끼기에는 그저 기술적으로 답변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회피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이날 만남의 의미를 낮게 평가했다.

가습기 살균기 피해자 유가족연대 최승운 대표도 모임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피해 가족들을 대표해 실망감을 전했다.

최승운 대표는 "상당히 기대가 많았다. 자식들을 생각해 이제는 잊고 살려고 노력하는 분도 있지만 한번 더 기대하며 아픈 몸 이끌고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들이 참석했다"면서도 "하지만 괜한 기대를 한 것 같다. 지금 기분이 지난 5년 동안 느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옥시는 피해자들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개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숨진 아이나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할 피해자들이 어떻게 보상안을 얘기할 수 있겠냐"고 따졌다.

최 대표는 "피해자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며 "2차 미팅에서는 피해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배상안과 계획 등을 마련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옥시 관계자는 "이날 자리는 1~2등급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경청, 공정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피해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옥시는 2~3주 뒤 서울에서 피해자들과 다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issue@newsis.com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