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집트 여객기 실종에 관한 4가지 시나리오…폭탄 반입부터 조종사 과실까지

입력 2016-05-20 13:2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이집트 여객기 실종에 관한 4가지 시나리오…폭탄 반입부터 조종사 과실까지


이집트 여객기 실종에 관한 4가지 시나리오…폭탄 반입부터 조종사 과실까지


이집트 여객기 실종에 관한 4가지 시나리오…폭탄 반입부터 조종사 과실까지


19일(현지시간) 실종된 이집트에어 MS804 여객기의 사고 원인에 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이 그리스·프랑스·미국과 협동으로 지중해 해역에서 여객기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사고 발생 24시간이 지나도록 발견하지 못했다. 당국은 수색 작업과 동시에 기기 결함과 테러, 조종사 과실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19일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 4가지를 정리해 보도했다. 다만 기상 상태는 가능한 시나리오에서 배제됐다. 기장이 그리스 영공을 빠져나가기 전 관제탑과 교신한 기록에 날씨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CNN도 기상 전문가를 인용해 실종 지점인 지중해 동부는 여객기가 지날 당시 맑고 깨끗한 날씨를 보였다고 전했다.

◇기내에 폭탄을 몰래 반입했을 가능성

당국자들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가능성은 테러 행위다. 셰리프 파티 이집트 민간항공부 장관은 카이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을 제대로 검토해보면, 기내에서 돌발 행동이 벌어졌거나 테러 공격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기계적 결함(으로 추락했을) 가능성보다 높다"고 말했다.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폭탄이 기내에 반입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정황에 따른 것이지 명백한 증거를 확보한 것이 아니라고 CNN은 보도했다. 누군가가 여객기에 위협을 가했다는 사실도 알려진 바 없다.

만약 기내에 반입된 폭탄이 터져 여객기가 추락했다면 공항의 허술한 보안 검색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의 테러대응센터(CTC)가 19일 발간한 월례 보고서 'CTC센티넬'은 "예멘과 시리아, 동아프리카의 테러 조직은 검색 시스템과 직원을 피해 폭탄을 기내에 반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고안한다"며 "최근 공항들이 최신 보안 기기를 겹겹이 설치하고 전체적인 보안을 강화해 테러리스트가 기내에 폭탄을 밀반입하는 일은 매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공항 대다수는 이런 기술을 도입하지 못했거나 직원들을 철저히 교육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2일 소말리아 모가디슈 공항 직원 2명이 폭발물이 든 노트북을 들고 엑스레이 검색대를 지날 수 있었던 것이 그 예다. 직원들은 터키항공 여객기에 탑승하려던 남성에게 아무 의심없이 노트북을 건넸다. 터키 항공편이 돌연 취소되자 이 남성은 지부티로 가는 다른 항공기에 탑승했다. 2분 뒤 노트북이 폭발했지만 비상 착륙에 성공해 70명이 넘는 승객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알카에다의 소말리아 지부로 알려진 알샤바브는 이 남성이 자기네 조직원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31일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 당시에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공항 직원이 평소에 뒷돈을 받고 마약과 무기의 기내 반입을 묵인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내부 공모자가 존재했을 가능성

모가디슈 여객기 폭탄 공격과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는 모두 내부 공모자와 직결되는 사건이다. 모가디슈 공항 사례처럼 샤름엘셰이크 공항 직원도 테러에 가담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집트 당국이 공식적으로 처벌한 사람은 없다. 공항 보안을 강화하더라도 내부 공모자의 협조로 폭발물이 기내에 반입된다면 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여객기가 이륙 직전이라면 비상 착륙을 할 수 있는 여지라도 있지만, 일정 고도에 올라가면 추락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가 대표적인 예다. 이륙 23분 만에 폭탄이 터져 순항 고도에 올랐던 여객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한 224명이 모두 숨졌다. 테러 단체 '이슬람 국가'(IS)의 이집트 지부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IS는 선전 매체 다비크에 음료수 캔으로 만든 사제 폭탄 사진을 공개하며, 이를 기내에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CTC센티넬은 테러 조직이 공항 내부자를 얼마든지 고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보안 검색을 담당하는 동료 직원으로부터 감시를 덜 받고 검색을 면제해줄 수 있는 내부자가 섭외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집트에어 출발지인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지상직으로 근무한 사람과 실종 여객기에 탑승한 직원의 동료를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이 급진주의에 물드는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내무부가 2004년 작성한 문건에는 "무슬림인 공항 직원들이 공항 내에 불법으로 마련한 기도 공간이 있다. 이는 극단 이슬람 사상을 전파하는 일부 모스크와 연관이 있다"며 "극단주의 사상에 물들었다고 알려진 직원 중에는 출입이 제한된 보안 구역에 출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적혀있다. 또한 "공항에 있는 기간제 근로자 한 명 한 명을 모두 감시하는 일은 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계적 결함

기장이 문제를 일으켰거나 기계적인 결함이 있을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집트 당국도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를 밝혀내려면 우선 실종된 여객기를 빨리 찾고 기체와 부품을 조사해야 한다. 이집트에어 여객기가 실종된 지중해 해안은 육지와 가깝고 수심도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6월 에어프랑스 AF447가 대서양에 추락했을 때는 깊은 바다를 수색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사건 발생 2년 뒤에야 해저 4000m 지점에서 비행 데이터 파일과 조종실 음성 기록을 담은 기기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중해의 평균 수심은 대서양의 절반 수준인 2000m 정도라고 CNN방송은 전했다. 2013년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정확한 추락 지점을 파악하지 못해 지금까지 잔해 일부만 발견했을 뿐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번에 실종된 여객기 기종은 에어버스 A320으로, 다른 기종보다 비교적 최근인 2003년에 제작됐다. 이집트에어 측은 실종 여객기의 정비를 제때 마쳤고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기계적인 결함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조종사 과실

이집트에어는 사고 당일 공식 트위터에 "MS804 기장은 이번에 실종된 기종인 A320으로 2101시간을 비행했고 총 비행시간은 6275시간에 달한다"며 "부기장도 비행기간이 2766시간에 이른다"고 밝혔다. 비행시간만 보면 기장과 부기장 모두 베테랑 조종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행시간이 길다고 해서 돌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선 오늘날 운항되는 항공기들은 고도로 자동화돼 조종사의 실수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줄였다. 그러나 한 번 잘못된 일이 발생하면 조종사들이 대처할 수 있는 범위가 적다고 지적했다. 이미 자동화에 익숙해진 조종사들이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거나 기기가 복잡한 만큼 처리해야 하는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불시착해 탑승객 3명이 숨진 아시아나항공 사건이 그 예다. 사고 조사를 담당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014년 6월 사고 보고서에 "사고 당시 조종사가 자동 엔진 출력 장치 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자동 조종 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했다"고 지적했다.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돌발 행동을 일으켜 여객기가 추락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3월24일 저먼윙스 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27) 부기장은 기장이 조종석 밖으로 나간 틈에 문을 걸어잠그고 여객기를 고의로 프랑스 알프스 산악 지대에 추락시켰다. 이 사고로 승객 150명 전원이 숨졌다. 1999년에는 기장의 과실로 이집트에어 여객기가 36초 만에 1만4000피트(약 4.2㎞)를 급강하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NTSB는 조종사가 여객기를 잘못 작동했다는 사고 원인을 발표하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이집트항공 여객기 추락…당국 "테러 가능성에 무게" 실종 이집트 여객기 마지막 '급선회' 왜?…여전히 수수께끼 투성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