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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1년…환자 "의료진에게 그저 죽여달라고 했다"

입력 2016-05-20 13:24

보건의료개혁국민연대, '메르스 사태 1년, 국민 200인에게 듣는다' 토론회
보건 관계자들 "지금도 한 달에 한두명씩 메르스 의심 환자 내원" "정부 보건정책 B, C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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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개혁국민연대, '메르스 사태 1년, 국민 200인에게 듣는다' 토론회
보건 관계자들 "지금도 한 달에 한두명씩 메르스 의심 환자 내원" "정부 보건정책 B, C점"

메르스 사태 1년…환자 "의료진에게 그저 죽여달라고 했다"


"어디가 아프냐는 의료진 질문에 그저 죽고 싶다, 죽여달라는 말만 되풀이했어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첫 감염자가 발생한 지 1년이 된 20일, 메르스 확진을 받았던 당시 환자들의 증언이 공개됐다.

보건의료개혁국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명동 서울YWCA에서 '메르스 사태 1년, 국민 200인에게 듣는다'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메르스 감염환자 2명도 참석해 당시 상황을 전달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돼 명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A씨는 "처음에는 정말 많이 아팠다"며 "의료진에게 그저 죽고 싶다, 죽여달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감염 초기엔 24시간 동안 토하기만 했다. 화장실에서 나올 수 없어 바닥에 이불을 깔고 계속 앉아있었다. 이전에 같은 증상을 보인 환자가 있었냐고 물었지만 간호사들은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처음엔 의료진에게 화가 많이 났지만, 호흡하기도 어려운 보호복을 입고 음압병동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모습에 감동했다"면서 "이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환자 B씨는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메르스 의심 환자에게 감염됐다"고 소개했다.

B씨는 "의심 환자가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격리 등 관리가 안 된 상태로 왔다. 감기나 폐렴 의심으로 입원한 상태였다. 대처가 미흡했다"며 "소방훈련처럼 보건 당국도 바이러스 발발 시 전달체계를 명확히 했다면 이런 사태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보건 관계자들은 "메르스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며 정부에 예산과 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정부지정 격리병원인 인천의료원 나혜경 수간호사는 "지금도 한 달에 한두명씩 메르스 의심환자가 오고 있다. 올해까지 음압병상을 완료한다고 하지만 인력은 1년 전과 변함이 없다"며 "보상 없이 희생이나 헌신만 강요해선 안 된다. 정부는 인력과 예산을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패널로 참석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의 보건정책에 B점 정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에는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것들이 있다. 약속한 정책이 다 이행되지 않으면 C점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들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오전 10시 보건의료개혁국민연대(전신 메르스극복국민연대) 발대식을 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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