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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엄마들에게 모국어 돌려줘야…한국어만 강요 문제"

입력 2016-05-20 11:09 수정 2016-05-20 11:10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서화진 관장 "아이들 언어·정서발달에도 중요"
도서관에 22개국 어린이도서 9000여권 구비…각국 동화 모국어로 낭독 프로그램
한국어 교육 '북스타트' 활동도 병행…재정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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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서화진 관장 "아이들 언어·정서발달에도 중요"
도서관에 22개국 어린이도서 9000여권 구비…각국 동화 모국어로 낭독 프로그램
한국어 교육 '북스타트' 활동도 병행…재정난

"다문화가정 엄마들에게 모국어 돌려줘야…한국어만 강요 문제"


임종명 기자 김지현 인턴기자 = "한국 사회는 다문화가정 엄마들에게 한국말만 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제2외국어 배우는 게 너무 어려우니까 엄마들은 입을 닫게 되고…, 아이들도 언어 습득체계가 안 갖춰져서 언어 구사능력이나 정서 발달이 잘 되지 않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서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를 운영하는 서화진 관장(46·여)은 19일 뉴시스와 만나 이주민 여성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한국에 터를 잡은 타국 출신 여성들은 '현지 적응'이라는 명목 아래 모국어를 쓰지 못하며 살고 있다. 불편함은 본인에서 그치지 않는다. 남다른 외모, 익숙지 않은 한국어를 물려받은 아이에게까지 이어진다.

도서관 '모두'는 이러한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08년 문을 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주노동자 지원사업을 해온 지역풀뿌리공동체 '푸른사람들'이 기반을 닦았다.

서 관장은 "푸른사람들은 이주민에 대한 정책이 부족한 상황은 물론 국제 결혼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받을 편견 섞인 시선 등에 대해 우려했다"며 "그래서 엄마의 국적은 다르더라도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립배경을 밝혔다.

'모두'에는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일본 등 22개국의 어린이도서 9000여권을 소장하고 있다. 이 곳을 찾는 각국 출신 엄마들은 도서관에서 모국어로 된 책을 찾아 아이에게 읽어준다.

서 관장은 이러한 '모어 보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주 여성에게 모국어를 되찾아줘야 아이와 엄마가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엄마 나라의 언어를 충분히 학습한 아이들은 한국어도 금방 배운다"면서 "또 엄마 나라의 훌륭한 문화 정체성을 배움으로써 아이들은 자신이 가진 두 가지 정체성이 한 가지보다 풍요롭고 좋다는 인식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모두'는 모어 보육을 위해 '다국 스토리텔링'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주여성들이 모국의 각종 동화를 각자의 모국어로 들려주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에서 전통의상과 놀이 체험, 인형극, 프리젠테이션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또 다문화가정 아이의 한국어능력 발달을 돕는 사업도 진행한다.

서 관장은 "'모두'에서 활동하는 자원활동가들은 아이들에게 한국어 책을 읽어준다"며 "부족한 한국어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서다. 가정을 직접 방문해 책을 읽어주는 '북스타트'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설립 9년 차인 '모두'는 위기를 마주한 상황이다. 2013년 말 후원을 맡고 있던 STX가 부도났기 때문이다.

이후부터 '모두'는 자립을 도모해야했다. 올해는 주민들의 소액 후원으로 버티고 있다고 서 관장은 전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서 관장은 "이주민도 주민"이라며 "이주민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이주민들의 부적응을 문제삼기 전에 한국 사람들이 이주민을 배려해야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될 것"이라며 "먼저 경계를 풀고 그들과 친구가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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