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지도 모르고 매일 접하게 되는 화학물질 그 독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검증 절차는 없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대기중의 유해물질을 제거해준다는 항균기에 쓰인 화학물질도 그렇다고 하는데요.
이 내용은 신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해충 퇴치 전문회사 세스코가 판매하는 항균기입니다.
공기 중 유해 세균과 바이러스를 99% 제거한다고 광고하면서, 어린이집이나 키즈카페, 병원뿐 아니라 일반 직장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품을 켜 두면 살균 성분이 공기 중에 분사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제품에 들어간 클로록실레놀이라는 성분이 유해하다는 논란이 커졌습니다.
세스코 측은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은 물질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입자 크기가 커 성분이 코의 안쪽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호흡기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장기간 흡입하면 폐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어린이집이나 사무실 같은 곳이 그 밀폐된 장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덕환 교수/서강대 화학과 : 살균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은 우리 피부 정도는 괜찮을 수 있는데 폐나 눈에 들어가면 치명적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 세스코는 스스로 안전하다고 주장한 이 물질을 제품에서 빼고 재생산에 들어갔습니다.
세스코에 항의한 극히 일부 소비자들에겐 이 화학물질을 뺐다는 사실도 알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에겐 공지하지 않아 이전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이런 제품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의 종류와 농도, 사용 장소 등 허가 기준조차 정해놓지 않았다는 겁니다.
[염형철 사무총장/환경운동연합 : (현재는) 용도를 변경하는 등의 과정에서 독성이 검증이 안 되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독성과 용도, 성분이 표시돼야 합니다.]
우리 일상 곳곳에 사용 중인 화학물질 함유 제품에 대한 정부의 정밀한 검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