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7일 '야권의 심장' 광주에서 조우(遭遇)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정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에 이 둘 모두 참석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먼저 안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20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을 진행한 뒤 오후 광주로 이동,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야제에 참석한다. 18일에는 5·18기념식 본행사에 참석한다.
문 전 대표도 같은 기간 호남에 머물 예정이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전남 고흥의 소록도병원을 찾았고, 오는 1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광주를 잇따라 방문한다. 문 전 대표는 17일 5·18전야제에 참석한 뒤, 18일에는 5·18기념식 본행사에 참석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이날 전야제에서 조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문 전 대표와 안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총선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30일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4주기 추모미사에서 잠시 어색한 만남을 가진 뒤 5개월 여만이다.
광주는 문 전 대표나 안 대표에게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4·13총선에서 8석을 챙기면서 광주에서 완승을 거뒀고, 더민주는 한 석도 건지지를 못하고 전패를 당했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총선의 호남 지지와 자신의 정계은퇴를 연계하는 등 정치인생에 배수의 진을 친 바 있다. 그는 이번 광주 방문이 총선 직전인 지난달 8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총선 이후 한 달 사이 광주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텃밭이었던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더민주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리얼미터가 9~13일 전국의 성인 2,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29%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광주·전라에서 20.1%를 기록, 더민주(27.7%)에 밀렸다.
다만 광주·전라에서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는 안 대표가 31.0%로 문 전 대표(25.7%)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이같이 이 둘을 바라보는 호남의 시선은 미묘하다. 때문에 이 둘이 광주가 지켜보는 한 자리에서 어떤 만남을 가질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