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부친살해 남매사건…경찰 비공개 수사 전환 이유는?

입력 2016-05-16 17: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어버이날 아버지를 살해한 남매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수사를 비공개로 전환한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6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 보강 수사 계획, 남매나 주변인들의 경찰 진술, 탐문 수사 내용 등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선 14일 살해된 아버지의 아파트에서 실시한 이들 남매의 현장 검증도 비공개로 진행한 바 있다.

경찰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데도 비공개 수사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남매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정황이나 진술이 자칫 왜곡된 보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과정을 자세히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지난 11일 남매가 대용량 쓰레기봉투를 대거 준비해 시체를 훼손, 유기하려했던 정황이 나왔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현장에서는 대용량 쓰레기봉투, 세제 4통, 일부 흉기 10여점이 발견됐다. 대용량 쓰레기봉투는 한 장에 불과했으며 안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 보고 과정에서 "남매가 대용량 쓰레기봉투 여러 장을 준비해갔다. 시체를 훼손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잘못 전달되면서 사실이 일부 왜곡됐다.

현장을 감식했던 경찰은 "절단용 흉기 등 현장에서는 시신 훼손에 대한 어떤 정황과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체 부패 방지나 은폐를 위해 시신에 세제를 뿌린 것으로 보인다"며 "시신을 훼손하려 했는지는 오직 남매만이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 범행 동기에 대한 여러 가지 정황 또는 추정 보도와 관련해 "남매가 주장하는 아버지의 학대로 인한 원한과 재산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할 뿐"이라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직접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민 여론을 고려해 사건을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하라'는 경찰청의 지시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계획이나 과정 중 언론에 알리지 않아야 할 부분도 있다"며 "추정 단계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보도될 수 있기 때문에 말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총 10차례의 걸친 조사에서 남매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정 보도로 인해 진상 보고서를 수차례 작성했다"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수사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엿다.

한편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고 있는 A(47·여)씨와 B(43)씨 남매는 지난 12일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8일 오전 8시5분(추정)께 광주 북구 우산동 한 아파트 4층 집에서 아버지 C(76)씨를 둔기와 흉기로 수차례 때리고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오는 17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A씨 가족의 계좌 내역 분석 결과와 범행 현장에서 나온 도구 등의 감식 결과가 나오는대로 정황 증거로 첨부할 방침이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