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조직위) 수장을 맡은 이희범(67) 신임 조직위원장이 적잖은 숙제를 안고 출발한다.
조직위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제18차 위원총회를 열고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승인 절차만 남겨뒀다.
이 위원장은 선임되는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전임 조직위원장이던 조양호(67) 한진그룹 회장의 사퇴 이유는 그룹 내 현안 수습을 위한 그룹 경영 복귀였다.
하지만 조직위 내부에서 불화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대기업 총수 위원장의 재정 지원이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조 회장이 사퇴하게 됐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지난해 개최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위원장을 맡은 것이 거의 유일한 스포츠 분야 경력인 이 위원장이 조 회장 사퇴 이후 몇 시간만에 내정자로 발표되자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도 불거졌다.
혼란 속에 조직위의 수장을 맡게 된 이 위원장이 가장 먼저 해결할 것은 조직위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다.
조양호 전 위원장을 따라 조직위에 파견 나온 한진그룹 인사 38명 가운데 비서실장과 홍보국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원이 잔류했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올림픽까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조직 체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뒷말이 무성해 조직 내부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으로서는 어수선했던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조 전 위원장을 따라 파견을 왔다가 혼란에 빠졌을 한진그룹 직원들을 추슬러야한다.
뿐만 아니라 개최지인 강원도청과의 관계도 새롭게 구축해나가야 한다.
이 위원장의 또 다른 과제는 스폰서 확보다. 경제 관료 출신으로 재계 인맥이 풍부한 이 위원장은 마케팅 분야에서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조직위는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스폰서 목표 수입액(8500억원)의 57%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조직위는 올해 연말까지 9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위원장이 경제 관료로 활약하며 관계와 재계에서 쌓은 인맥을 십분 활용해야 조직위가 스폰서 확보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도 이를 의식한 듯 위원총회 후 가진 인터뷰에서 경제·문화·환경·평화 올림픽 중 경제올림픽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인맥을 구축하는 것도 이 위원장의 숙제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개최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위원장을 맡은 것이 거의 유일한 스포츠 분야 경력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을 비롯해 국제 스포츠 네트워크가 거의 없다.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 IOC와의 긴밀한 협조도 중요한 문제다.
개최까지 약 1년9개월 남은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IOC 조정위원회 등과 접촉하면서 스킨십을 늘려야 한다.
이 위원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방문해 유대관계를 이어가겠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떨어지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