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가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구치소에서 면회했을 때 "최유정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두 장(20억원)을 건네라고 내가 지시를 했다'는 말을 정 대표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검찰이 자신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기 전날인 지난 9일 밤 뉴시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정 대표가 최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마음먹고 가족에게 돈 심부름을 시켰다"면서 "정 대표는 '두 장을 갖다 줘라'고 했는데 가족은 그걸 2억원을 주라는 말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이) 그 돈을 챙겨 최 변호사를 찾아갔는데 그 자리에서 면박을 당했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가족이 다시 정 대표를 찾아갔더니 '아니, 2억이 아니라 20억원이라고!' 하면서 아주 노발대발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구치소에서 최 변호사를 폭행한 사건이 알려진 이후 네이처리퍼블릭 고문 자격으로 정 대표를 면회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말을 듣게 됐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요구에 따라 항소심 변호인단에서 빠진 상태였다.
변호인단에서 빠진 일과 관련해 홍 변호사는 정 대표가 자필로 작성해 최 변호사에게 건넸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8인 로비 리스트' 메모에서 '빠지라'는 글귀가 있었던 것처럼(뉴시스 4월26일 '[단독]정운호 로비 리스트 있다..검사장 출신 유명 변호사, 현직 판사 등장' 기사 참고) 자신이 실제로 변호인단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홍 변호사는 "네이처리퍼블릭 부사장인 박모씨가 나에게 전화를 해 '변호사 활동을 그만 하셔도 될것 같다'고 전해왔다"며 "'빠져라'라는 뜻은 변호사 활동을 그만 두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와 생각해 보니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만나 그렇게 하도록 설득한 것 같다"며 "최 변호사가 '내가 알아서 보석을 받도록 해줄테니 나머지 변호사는 빼라'고 말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홍 변호사는 최 변호사가 정 대표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의 항소심 변론을 맡게 된 경위도 설명했다.
그는 "최 변호사가 정 대표 변론를 맡게 된 건 순전히 이숨투자자문 송모 대표 때문"이라며 "송 대표는 함께 수감생활을 하던 정 대표를 알게 됐고 '최 변호사가 내 변호인인데 아주 잘한다'며 소개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송 대표는 구치소에서 정 대표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준 사실이 들통나 징계를 받고 독방생활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홍 변호사는 또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이모(56)씨와 관련, "그냥 고등학교 후배다. 동문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이씨가 이번 사건으로 오랜 기간 잠적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나는 그 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2012년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을 무혐의로 이끌어 낸 것과 관련해 전관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검찰에 부당한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변호사로 충실했을 뿐이다. 내 기억에 토요일에 나와서 의견서도 쓰고 그랬던 것 같다"고 기본적인 업무를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최대 관심사는 과연 다음 달에 자신이 만기 출소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검찰이 횡령 혐의로 수사를 벌여 또다시 수감 생활을 하게 될 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