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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아버지 살해 남매사건…달라진 수사내용은?

입력 2016-05-11 15:14

범행 동기 "재산 다툼보다 아버지에 대한 원한"
시신 훼손 사체 유기 정황…경찰 "사실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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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동기 "재산 다툼보다 아버지에 대한 원한"
시신 훼손 사체 유기 정황…경찰 "사실과 달라"

어버이날 아버지 살해 남매사건…달라진 수사내용은?


경찰이 어버이날 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매를 붙잡아 조사 중인 가운데 수사 이틀째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른 사실들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1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47·여)씨 남매의 아버지 B(76)씨가 숨진 직접적인 원인은 부검 결과 흉기에 의한 심장 파열로 나타났다.

발견 당시 B씨는 심장 이외에 여러 곳이 흉기에 찔려 있고 얼굴은 둔기로 수차례 맞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어금니를 제외한 치아도 모두 훼손돼 있었다.

경찰은 이들 남매가 아버지를 살해한 뒤 치아를 일부러 뽑았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부검 결과 살아 있는 상태에서 둔기에 맞아 부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차 "살해 방법이 굉장히 잔인하다"고 혀를 내두르며 "상당한 원한과 증오가 범행 현장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재산 다툼이 아닌 '아버지에 대한 원한과 증오'를 범행 동기로 보고 있다.

이들 남매도 현재까지 범행 동기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으나 이중 남동생인 C(43)씨는 아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노골적인 증오심을 보이고 있다.

C씨는 경찰에 "지난 1990년대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아버지가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며 "2011년 8월께 아버지가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내자고 했다. 화가 나 우리가 살고 있던 오피스텔로 어머니를 모셔와 함께 살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버지가 미워 연락도 안 했다. 아버지는 결혼 뒤 어머니를 매번 폭행하고 학대했다. 아버지가 너무 증오스럽고 미웠다"고 밝혔다.

경찰은 "어머니와 누나에 대한 학대를 보고 자라왔던 분노와 증오가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어머니가 함께 살던 집이 아버지의 여자 친구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불안과 분노가 더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용량 쓰레기봉투를 대거 준비해 시체를 훼손, 유기하려했던 정황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대용량 쓰레기봉투, 세제 4통, 일부 흉기를 바탕으로 이들 남매가 아버지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유기하기 위해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대용량 쓰레기봉투는 한 장에 불과했으며 안에는 고추와 쓰레기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한 관계자는 "남매가 준비한 것은 아닌 듯하다"고 말을 바꿨다.

현장을 감식했던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쓰레기봉투는 한 장 뿐이다. 절단용 흉기도 없었다. 사체 부패 방지나 은폐를 위해 시신에 세제를 뿌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아버지를 살해하기 위해 세 차례나 집을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일 오후 11시5분, 7일 오전 0시12분, 8일 오전 2시29분께 아버지 집에 들어가는 장면이 아파트 CCTV에 찍혔다.

경찰은 당초 이들 남매가 범행 준비를 위해 사전 답사를 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아버지가 이틀 동안 집을 비워 실패한 것 같다. 8일 오전 교회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귀가한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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