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서울시, 퇴계로 '보행공원'조성 추진… 주변 상인들 '반발'

입력 2016-05-11 14:14

市, 서울역 고가~남산 예장자락까지 2개 차로 없애 보행로 조성 계획

남대문시장 상인들 "고가 폐쇄로 가뜩이나 손님 발길 끊겼는데…" 반발

롯데 "명동 일대 교통마비 우려"… 신세계 "추가 대책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市, 서울역 고가~남산 예장자락까지 2개 차로 없애 보행로 조성 계획

남대문시장 상인들 "고가 폐쇄로 가뜩이나 손님 발길 끊겼는데…" 반발

롯데 "명동 일대 교통마비 우려"… 신세계 "추가 대책

서울시, 퇴계로 '보행공원'조성 추진… 주변 상인들 '반발'


서울시가 중구 퇴계로 일대 일부 차로를 없애는 대신 '보행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자 주변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서울시와 상인 등에 따르면 시는 사대문 도심에 걷기 좋은 길을 선정, 5개 노선 총 25.4km의 '도심보행길'을 2017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해당 사업 가운데 퇴계로 일대의 경우 현재 철거 중인 서울역 고가를 시작으로 퇴계로, 신세계백화점·우리은행 본점 사거리 너머까지 2개 차로를 없애 '보행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 4월 완공되는 서울역 고가 방문 시민이나 외국인 관광객이 넓은 보행로를 통해 남대문시장, 명동을 들르게 해 자연스럽게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대문 시장상인들은 시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재용 남대문시장상인회 회장은 1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역 고가 폐쇄로 매출이 부진한데, 여기에 차로까지 줄인다면 교통정체가 더 심해져 손님은 더 안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는 이달 중으로 상인·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김 회장은 "아직 연락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속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요즘 누가 걸어서 쇼핑하러 오냐"면서 "서울시가 통행량 등을 과학적으로 고려한 근거를 가지고 계획을 세웠다고는 하지만 지금도 교통 지옥으로 짜증나는 상황이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주차비가 보통 10분에 2000원이라 비싼 주차료 때문에 남대문시장 방문을 꺼린다"면서 "시장이 관광 특구로 활성화 되려면 보행로 조성이 아니라 공영 주차장 설치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인접 백화점들도 퇴계로 보행로 조성에 불만이긴 마찬가지다. 남대문시장 상인들보다는 그 강도가 약했지만 마뜩잖은 기색은 역력했다.

롯데백화점과 면세점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주변 교통상황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롯데 관계자는 "서울역 고가 폐쇄 이후 '풍선효과'로 백화점 일대에 이미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퇴계로 차로가 줄어든다면 백화점 앞 도로뿐 아니라 명동 상권 전체 교통까지 거의 마비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도 중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대형 관광버스들은 롯데백화점, 면세점 앞에 관광객을 내려놓고 마땅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채 불법 주정차 단속을 피해 서울 도심을 몇 시간씩 빈 버스로 '배회'하는 상황이다.

면세점 오픈을 코앞에 앞두고 있는 신세계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보행공원 조성'을 기정 사실로 보고 관련 대책을 세워놨다. 신세계 관계자는 "면세점 입안 단계때부터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 서대문쪽에 외부 주차장을 빌려 80~100대를 수용할 공간을 확보했다"면서 "향후 필요시 더 많은 주차공간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은 관(官)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내심 불만이 있더라도 남대문시장 상인들처럼 반대 입장을 드러내 지자체와 각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프랑스의 경우 지자체가 나서서 백화점 등을 떼제베(TGV) 역사를 연계시키는 등 교통문제에 대해 선제적 지원에 나서기도 한다"면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퇴계로 보행공원 때문에 일대 교통이 더 혼잡해진다면, 대형 백화점을 바라보는 여론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지자체 계획 탓임에도 불구하고 교통유발부담금 추가 인상 등의 불똥이 백화점을 향해 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귀하신 몸은?…몸값만 20억원 로랜드고릴라 부부 '국빈급' 대우…유커 4000명, 한강공원서 삼계탕 만찬 규정도 모르고…20억 들인 '강남 한옥체험관' 3년째 방치 '변기 안보다 세균 많은' 기저귀 교환대…관리 '부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