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쇄신' 목소리가 아예 사라졌다. 총선 이후 비박진영을 중심으로 한 당 혁신모임이 나서 한 때 당 쇄신을 강하게 주문한 적이 있지만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 구성을 포기한 이후에는 스스로 해체 수순을 걷고 있다.
또 20대 국회의 '새 피'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초선 당선인들은 아예 침묵 모드다. 그러다보니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쇄신은 없이 지리멸렬한 현 상태만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10일 국회에서 초선 당선인 연찬회를 열고 국회 운영 문제와 당내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외부 강연자로 나서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와 현 상황에 대해 쓴소리를 퍼부었다. 하지만 잠자코 이를 듣기만 한 초선들은 공개 석상에서 이에 동조하거나 힘을 싣지도 않았다.
연찬회 마지막 순서이자 비공개로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는 혁신에 대한 얘기가 일부 나오긴 했지만 당 전체를 획기적으로 뜯어 고칠만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 쇄신이나 혁신에 대한 의견이 일치된 방향으로 모아지지도 않았다.
이들의 선배 격인 재선 이상 모임 '새누리당 혁신모임'은 지난달 18일 첫 결성 후 22일 진보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지만 이후 잠잠하다. 이달 1일 가질 예정이었던 세 번째 모임은 2일로 한 번 연기됐지만 이마저도 취소됐다. 거의 '활동 종료' 상태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 구성되는 비대위도 관리형 비대위에 그치고 있다. 당 쇄신을 위한 혁신형 비대위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혁신 비대위원장 말씀을 많이들 하셨는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를 맡는 비대위 성격까지는 구체적으로 연계해서 결론을 낸 게 없다"면서 "그 부분은 좀 더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말을 아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혁신모임은 간 곳 없고, 초선의원들은 당 쇄신엔 아예 입을 닫고 있고, 비대위마저 관리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면서 "총선이 끝난 지 이제 한달도 안 된 상태인데 벌써부터 쇄신을 외면하는 분위기라면 이 당에 과연 어떤 희망을 걸어야 하는 건지 암담하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