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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로 '김정은 친정체제' 구축…향후 남북 관계는?

입력 2016-05-1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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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부 외교안보팀의 임진택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이번 당대회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 가운데 하나가 김정은의 새로운 호칭이었습니다.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가 된 거잖아요.

[기자]

네. 전문가들도 다양하게 예측을 했었습니다.

제1비서직을 유지하거나 혹은 아버지 김정일의 총비서직을 물려받을 거라는 전망이 많았고요.

최고 정치기구인 당중앙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추대될 거라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노동당 위원장'이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 호칭은 1949년 김일성 주석이 잠시 썼던 호칭이라고 합니다.

당 제1비서에서 당 위원장이 된 겁니다.

[앵커]

북한도 이 새로운 호칭을 찾는데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통일부는 1949년에 김일성이 쓰던 호칭의 일부 변형으로 볼수 있다는 평만 내놨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한미일은 북한의 이번 결정에 대한 의미 등을 분석중이라고 하는데요.

두 가지가 고려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는 새로운 호칭이어야 한다는 점, 다른 하나는 당중심 국정 운영의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동당 위원장'은 선대와 차별되면서도 유일의 최고 지도자라는 의미가 나름 담겼다는 평도 있습니다.

[앵커]

이번 당대회 인사를 통해 '김정은 친정체제'가 확실하게 구축된 것인가요?

[기자]

네. 김정은 시대 4인방이라고 하는데, 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최용해 등과 함께 김정은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됐습니다.

당초 88세 고령의 김영남은 세대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는데요. 북한은 신구 세대의 조화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목해야 할 인물이 역시 최용해 당비서입니다. 김정은을 지근에서 보좌하면서 제재 국면에서 대중 외교에도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당 경공업부 부장 출인인 경제통 박봉주 내각 총리가 78세의 나이에 새롭게 등용된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앵커]

어제는 대규모 군중 집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례적으로 생중계를 했죠?

[기자]

네. 북한은 이번 당대회 일정을 철저하게 대내용 행사로 치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취재를 위해 평양에 들어왔던 외신 기자들이 녹화방송을 보면서 기사를 쓰는 황당한 상황도 연출됐는데요.

어제 있었던 군중집회는 정반대로 약 한시간 반동안 조선중앙TV에서 생중계를 했습니다.

어쨌든 당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봉주, 황병서 등 최고령 간부들이 어떻게든 김정은 위원장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앵커]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개회사, 사업 총화 보고 등이 있었는데 눈여겨볼 대목을 꼽자면 어떤 부분인가요?

[기자]

역시 핵심은 핵보유국을 공론화 했다는 것입니다.

사업 총화보고에서 "공화국(북한)은 책임있는 핵보유국이다"라고 못박았습니다.

여기에 핵보유국들이 갖는다는 이른바 핵독트린과 비슷한 내용도 내놨는데요.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든지, "핵전파방지 의무 이행하고 비핵화 노력을 한다"든지 하는 내용입니다.

올해 초 핵실험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그리고 각종 핵무기 도발과 무력 시위들은 결국 당대회를 위해 치밀하게 계획한 예비 작업이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앵커]

당장 우리 정부와 미국은 더 강한 제재를 들고 나왔는데요. 북한은 충분히 이런 반응을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핵보유국 선언으로 무엇을 노린 것일까요?

[기자]

우려했던 대로 결국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핵군축 협상'이라는 게 명확해진 상황입니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그 핵을 줄여가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 바로 '평화협정'을 얻어내려고 하는 겁니다.

사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나 소형화 등 기술 수준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는데요.

때문에 자신의 핵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올 들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북 관계가 최악의 상황인데요. 앞으로 이 부분은 어떻게 전망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도 바로 그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확실한 비핵화로 가는 조치, 첫 단계는 아마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확실한 핵사찰을 북한이 수용하는 것일 텐데요. 이런 조치가 아니면 대화의 여지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미국의 입장과 태도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제재가 확실한 효과를 볼 때까지 한미와 국제 사회가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만,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출구 전략을 놓고 물밑 협상을 벌이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 남북 관계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까지 폐쇄해가며 강공에 나선 우리 정부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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