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옥상 물탱크에서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아파트 측은 급히 탱크를 청소하고 생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20일 넘게 이 물을 식수로 사용했던 주민들은 기절할 노릇입니다.
JTBC 제휴사인 대구일보 박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구미시 한 아파트 옥상 물탱크입니다.
어제(9일) 낮 1시 30분쯤 중국인 38살 왕모 씨가 이 물탱크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1주일 넘게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관리사무소 직원이 물탱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신이 발견된 겁니다.
물탱크에서는 아직도 역겨운 냄새가 나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 양치하다가 구토 다 했다니까. 대야에 물을 받아보니까 물이 이상하더라고….]
물탱크 주변에서는 왕 씨의 옷가지가 발견됐고, 옷 주머니에서는 임금 3만 위안을 받지 못했다는 메모가 나왔습니다.
왕 씨는 부산에서 선원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20일쯤 구미로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왕 씨가 임금체불을 비관해 지난달 21일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타살 가능성도 열어놓고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입니다.
이미 20일간 이 물을 마셔온 주민들은 충격이 큽니다.
[최근배/아파트 주민·경북 구미시 공단동 : (시신이 들어있던) 물을 먹었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고 속이 메스껍고 피부가 가려운 것 같아요.]
구미시는 물탱크를 폐쇄하고 소독을 실시했고, 관리사무소는 주민들에게 생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