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고 하는 등 강경 발언으로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두테르테 후보가 사실상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범죄 척결에 대한 기대와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김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후보가 9일 실시된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개표가 90% 정도 진행된 현재, 두테르테 후보가 여당 후보인 전 내무장관과 무소속의 여성상원 의원을 600만표 가까이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종 결과는 7000여개 섬 지역의 개표까지 마무리된 후 나올 전망입니다.
경쟁자들은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그레이스 포/필리핀 대선 후보 : 우리의 패배가 아니라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존경과 양보입니다.]
검사 출신으로 22년간 다바오시장을 지낸 두테르테는 자경단을 꾸려 범죄자 1700여 명을 재판없이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선 초반엔 주목받지 못한 두테르테는 취임 6개월 안에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공약으로 판세를 뒤집었습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대선 후보 유세 중 : 대통령이 되면 군경을 풀어 마약왕과 깡패들을 모두 처형하겠습니다.]
그러나 그의 공약은 법 집행의 절차적 문제와 인권 시비를 낳기도 했습니다.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도 중국과 공동 자원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바 있어 외교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