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학교에선 부모님 직업을 직접 체험하는 현장 학습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진로 교육 방법 중 하나인데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여러가지가 비교되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에겐 상처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임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학생 김모 군은 진로 체험학습 숙제를 내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직장을 체험해보고 보고서를 내는 숙제였는데 아버지의 일터인 건설 공사현장을 체험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김모 군/중학생 : (건설 공사현장은) 위험하고 바쁜 곳인데 아빠가 신경쓸 겨를이 없으니까 물어봐도 대답도 안 해주실 거고….]
학생들의 직업 체험이 본격화된 건 2011년. 단체로 일터를 견학하는 일률적인 학습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직업체험을 할 장소를 구하기 어려운 학교가 학부모의 일터를 다녀오게 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직업체험은 어느새 '부모님 직장 체험' 형태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사회복지사 김정현 씨는 요즘 부모님 직장 체험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들을 자주 만납니다.
[김정현/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 어머니가 밤에 식당에서 서빙 보조를 하시니까 직장체험 가기 힘드니까 저한테 (체험을) 오겠다고 한 거죠.]
서울의 한 중학교에선 한 학부모가 학생들의 직업체험에서 탓밭일을 가르쳤다가 다른 부모들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송성남/중학생 학부형 : 좋은 직업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이면 밭에를 갔느냐… 누구네 아빠에게 갔더니 점심은 뭘 사줬다. 높은 자리에 있어서 투어를 시켜줬다(이런 말을 듣는 거죠.)]
전문가들은 일부 직업체험 과정이 특정 직업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고 건전한 직업관을 갖는 데 되레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