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새누리당, 우상호 당선에 겉으론 '울고' 속으론 '웃고'

입력 2016-05-04 16:5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더불어민주당이 4일 20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으로 범주류 86운동권 출신의 우상호 의원이 선출된데 대해 새누리당은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래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범주류가 원내대표가 되는 바람에 향후 여야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앞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친노·친문과 가까운 범주류가 제1당의 원내대표가 됐다는 점에서 향후 대선과정 등을 감안한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그리 나쁘지도 않다는 생각이 교차하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은 강성 원내대표의 출현을 걱정하고 있다. 가뜩이나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우 신임 원내대표가 여야 관계에서 선명성만 내세워 고집을 피울 경우 주요 쟁점 법안에 대한 합의가 한발도 진전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받는 19대 국회보다 더 여야 관계가 경색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 동력이 더욱 떨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 20대 국회 초반이 여야간 대치정국으로만 흐를 수 있다. 새누리당으로선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새누리당은 할 수 없이 국민의당을 어떻게든 붙잡아야 할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표면적인 정치 상황이다. 속으로는 조금 다른 해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이 내심 이번 더민주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와 맥이 닿는 범주류다. 국민적 시각에서보면 친노·친문계열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우 원내대표의 행태는 곧 친노·친문의 생각이고, 결과적으로 이는 문 전 대표의 뜻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십상이다.

특히 새누리당을 제치고 더민주가 1당을 차지하자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그간의 운동권 정당을 탈피하겠다"고 국민들에게 공언한 바 있다. 대결구도로 치닫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 이념적 논리에 치우친 정치보다는 민생에 보다 더 다가설 수 있는 정치로 한클릭 우측으로 이동하는 중도정치를 하겠다고 표방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역시 이 당의 주인은 범친노 진영"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물론 우 신임 원내대표가 보다 타협적이고 합리적인 정치 스탠스를 보인다면 이같은 걱정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그간의 친노·친문세력이 보여준 정치행태를 보면 급작스런 정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새누리당이 내심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기대를 거는 또 다른 이유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문 전 대표를 위시한 주류 측과는 상극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박 원내대표는 비교적 합리적 인사란 평을 받는 문희상 더민주 의원에게도 "당신은 친노라서 국회의장은 안돼"라고 말했을 정도다. 때문에 향후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찰떡 궁합을 보이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워 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더민주 경선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민주에서 발끈하지만 왜 친문에서는 원내대표 경선에 후보를 내지 않았을까요. 또한 더민주 일부 원내대표 후보들이 저를 비난하지만 친문 의원들 지원을 받으려는 얄팍한 수 아닐까요. 그러나 그분들은 어려울 겁니다. 제 눈에는 친문 지원받는 후보가 보이고 그분이 당선될 겁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범주류인 우상호 의원 등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이에대해 우상호 의원은 "본인(박지원)도 안철수 대표의 도움으로 원내대표 되신 분"이라며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맞받아치며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우 의원은 "당선되기 위해서 각 계파 세력의 도움을 받으려고 뛰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고, 그것은 선거 전략 아니겠나"라고 반문한 뒤 "아무리 친노 진영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고 해도, 우리 당 원내대표 후보들이 여러 세력에게 득표 활동하는 것을 표를 구걸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쏘아 붙였다.

이같은 점을 종합하면 새누리당은 표면적으로는 제1야당의 강성 원내대표 출현에 긴장하면서도 속으로는 "시간이 지나면 친노 본색이 드러날 것이기에 결국 국민들에 대한 친노 피로도는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오히려 새누리당이 정치적으로 회생할 수 있는 길이 쉽게 열릴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관련기사

더민주 새 원내사령탑…우상호는 누구인가? 우상호 "당내단합 이루고 민생 주도권 쥐겠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우상호 당선 박지원 "우상호, 경제 위한 윤활유 역할 기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