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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숨은 '애경'…발뺌에만 '급급'

입력 2016-05-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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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숨은 '애경'…발뺌에만 '급급'


뒤에 숨은 '애경'…발뺌에만 '급급'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20~30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 애경산업이 피해자 가족들에게 여태껏 단 한차례의 사과를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애경은 해당 제품을 직접 제조한게 아니라는 논리로 버티고 있지만, 판매 유통의 직접적 선상에 놓여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 및 피해자 보상 책임 등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애경의 이 같은 '오리발' 행태를 두고 여론의 공문만 높아지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클로로메틸이소치아졸리논/메칠소치라졸리논(CMIT/MIT)을 주원료로 하는 가습기 메이트를 지난 1997년 출시했다.

애경 제품에 들어간 CMIT/MIT는 옥시 제품에 사용된 유해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는 달리 폐섬유화를 일으킨 원인이라고 지목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해당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은 비염이나 기관지염, 편도염 등 폐 질환 이외의 다른 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정부 조사결과 확인됐다.

정부 발표 기준으로 살펴볼 경우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를 사용하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3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사망자도 20~30명에 달한다.

애경은 옥시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킨 기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애경측에서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를 이용한 피해자들은 정부가 실시한 실태조사 판정에서 대부분 3~4등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류돼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옥시 제품을 사용하다 1~2등급의 피해자로 분류된 이들이 병원 치료를 무료로 받은 것과는 달리 애경 제품을 사용하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모두 개인 부담으로 고통을 짊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애경 측은 "가습기메이트를 SK케미칼 측에서 제조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문제가 된 제품 제조를 SK케미칼 측에서 했고 애경 측은 판매만 도맡았기 때문에 사과를 할 필요도 없고 책임을 질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또 애경측은 지난 2012년 질병관리본부의 CMIT·MIT 동물실험에서 폐 손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현재 검찰 수사에서도 뒷전에 밀려있는 상태다.

검찰 측에서는 향후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조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을 밝히는 데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애경 제품 피해자들은 3~4단계판정을 받아 의료비 인정을 받을 수 없었을 뿐더러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쥐 실험에서 CMIT/MIT로 인한 폐 손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애경 제품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것처럼 넘어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경이 주장하듯 SK케미칼에서 제조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보다 확인을 안하고 판매했기 때문에 '잘 못됐다'는 사과를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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