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대표와 원내대표가 언론을 상대하는데 대해 적잖은 온도차를 보여 흥미롭다. 안철수 대표는 언론이 자의적 보도를 한다고 불만을 표시한 반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동반자 격인 언론인들과 늘 함께 가야한다는 '친 언론'을 강조했다. 당내 두 지도자가 전혀 다른 대(對) 언론관을 나타낸 것을 두고 정치적 노련미의 차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먼저 안 대표는 2일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언론 성토로 입을 열었다. 안 대표는 "사적 발언 보도는 부적절한 것"이라면서 "부정확한 발언들이 보도되는 경우가 많고, 지금까지 여러 번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 대표는 "예를 들면 어떤 대화 중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제가 답변한 일이 있었다"며 "그게 두 사람, 세 사람의 말을 거치며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했다고 왜곡 보도가 되고 사실화 되는 경우가 있다"고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다. 안 대표는 이어 "(사적 대화는) 부분만 보도되다보니 전체 맥락을 무시하고 완전히 반대로 뜻이 왜곡돼 전달되는 게 대부분"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의 '교육부 무용론'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토론할 때는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점검할 수 있지 않느냐"며 "본인의 진짜 생각과 다른 것도 토론에서 (발언으로)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을 제 말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발언이 앞뒤 문맥이 잘린 상태로 보도되거나 사석의 발언마저 알려지는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기자들에게 직접 강의하듯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달랐다. 박 원내대표는 3일 초선 당선인들에게 언론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하면서 "우리 의원들은 흔히 자기가 필요한 전화만 받고, 귀찮은 전화는 받지 않는데 그런건 (정치인으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을 피하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좋건 나쁘건 전화를 못받게 되면 반드시 콜백을 해서 자신의 성의를 다 해주는 게 국민에 대한, 특히 언론인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국회 등록 출입기자가 1,300~1,400명인데 이는 4명의 기자가 여러분 1명을 취재한다. 다시 말해 감시한다"면서 "그렇지만 결국 기자는 우리의 동반자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공생하는 것도 있고, 적대적인 동반자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를 하면서 자기 가족하고 친구하고 밥 먹는 사람은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삼시세끼를 기자하고 밥먹는 게 좋다. 하다못해 신문배달하는 사람을 붙들고 식사하면 얻는 것이 있다"고도 했다.
두 지도자의 이같은 상반된 언론관을 놓고 한 당내 관계자는 "정치 9단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치 초년병인 안철수 대표와의 차이"라면서 "결국 정치인의 모습은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려지는데, 과연 언론인들이 두 정치인의 서로 다른 말을 듣고 누구 손을 들어주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