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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비용 없어' 어머니 시신 차량 훔쳐 보관한 안타까운 사연

입력 2016-04-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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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비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시신을 차에 싣고 다닌 아들의 사연이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업을 하다 실패한 아들 박모(60)씨는 전국을 돌며 떠돌이 생활을 하다 올해 1월부터 어머니 A(86)씨를 모시고 전남 여수의 한 야산 움막에서 생활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차디찬 움막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어머니를 보고 A씨는 절망했다.

박씨는 임종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근심에 빠졌다. 세상의 빛을 보게 해주고 길러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를 비용이 없었던 것이다.

결국 박씨는 나름대로 염을 한 뒤 어머니의 시신을 움막에 두고 장례비 마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 의정부에서 지인의 차를 몰래 타고 다니며 과거 사업을 할 당시 빌려준 돈을 받으러 다니거나 막일 등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박씨의 절박함을 알아주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경북 울진에 일할 곳이 있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은 박씨는 더 이상 어머니의 시신을 움막에 둘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시신을 검은 비닐에 싸 훔친 차에 싣고 울진으로 내려갔다.

이후 박씨는 울진에서 어머니의 시신이 실린 차량을 타고 일을 하러 다니다 지난 20일 차량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단순 차량 절도인 줄 알았던 경찰은 차량 검색 과정에서 검은 비닐에 싸인 시신을 보고 크게 놀랐다.

박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밝혀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씨는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여동생과 눈물의 조우를 하면서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게 됐다.

의정부경찰서는 박씨를 사체유기 등의 혐으로 불구속 입건해 범죄 혐의에 대한 처벌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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