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냥 바깥에 외출만 해도 숨쉬기가 답답할 정도의 대기 상태에서, 경기를 해야하는 실외 스포츠 선수들은 어떨까요. 프로야구, 축구 선수들 얘기인데, 미세먼지 상태는 경기 취소의 사유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수들도 괴롭고 관중들도 괴롭습니다.
구동회 기자입니다.
[기자]
야구장엔 각양각색의 마스크가 등장했습니다.
[박준현/인천 송도동 : 아이들을 데리고 야구장에 나오는 상황이 돼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연습 시간을 포함해 5시간 이상 그라운드에 있어야 하는 선수들은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KBO는 올해부터 미세먼지가 심하면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번 달 미세먼지 주의보가 네 차례 발령되는 동안 경기 취소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을 제외하곤 리그 일정 때문에 경기 취소는 어렵다는 게 KBO의 입장입니다.
[정경태/경기 안산시 신길동 : 미세먼지도 자연재해라고 생각하거든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100% 환불해주는 규정을 만드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축구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90분간 계속 뛰어야 하는 축구선수들, 그러나 규정상 미세먼지를 이유로 경기 취소를 하기는 힘듭니다.
경기 취소 요건은 천재지변, 불가항력의 긴급 상황, 특별한 사정 등으로 모호합니다.
미세먼지에 느슨한 잣대를 적용하는 스포츠, 선수와 관중의 건강을 생각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