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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지진 1년…물부족 심각, 400만명 이재민 신세

입력 2016-04-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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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지진 1년…물부족 심각, 400만명 이재민 신세


네팔 대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주민 수백 명은 여전히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물부족에 고통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국제적십자사에 따르면 네팔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 열악한 환경의 임시 거처에 살고 있는 주민은 400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4월25일 네팔을 강타한 규모 7.8 강진으로 주택 80만 채 이상이 무너지거나 훼손됐다. 지진 복원 작업이 진행됐음에도 생존자들이 평생 살 수 있는 튼튼한 집은 거의 지어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지진 발생 한 달여 뒤 적십자사가 제공한 130만 개의 텐트에 의존해야 했다.

데브 라트나 다콰 네팔 적십자 사무총장은 히말라얀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플라스틱 판넬에서 생활하는 것은 절대 지속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목표는 지진으로 많은 것을 잃은 생존자들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른 시일 내에 안전한 진짜 집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팔 주민들은 물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지진으로 물을 공급하는 수도관 등 시설 600여 곳이 파괴됐고 수도 카트만두를 가로지르며 상수원 역할을 했던 바그마티강은 지진 당시 떠밀려 온 쓰레기로 오염됐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카트만두포스트에 "지난해 재앙 수준의 지진으로부터 살아남았지만 이제는 물 부족으로 죽을까봐 두렵다"며 "계속 이런식으로 물이 부족하면 지금 살고 있는 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매일 새벽 1~2시에 일어나 주전자를 들고 하루에 쓸 물을 구하고 다닌다고 밝혔다. 그는 "물 한 통을 가득 채우는 데 거의 4시간이 걸린다"며 "1년 동안 임시 거처에 머물면서 겨우 하루하루를 버텨냈지만 물이 너무 없어서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목축업에 종사했던 주민들은 물 부족으로 생업을 잃었다. 한 주민은 "소에게 물을 먹일 수 없어서 다 팔아버렸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1년 전 네팔 지진을 기억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주민 사리타 슈레스다는 '네팔 지진 1주년 뒤 비극에 맞서다'라는 세션에 참석해 두 아이를 모두 잃은 자신의 얘기를 들려줬다. 그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렀고 마이크를 쥔 채 흐느끼기도 했다. 방청객들도 숨을 죽인 채 슈레스다의 얘기를 들었다.

슈레스다는 지진 당시 무너집 주택 잔해에 묻혀있다가 1시간 반 뒤 이웃에게 구조됐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자식 2명이 모두 숨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은 생존한 아들 1명이 슈레스다와 남편의 생계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네팔 정부 관료와 외교관, 일반 시민들은 24일 카드만두 대지진을 상징하는 다라하라 타워 잔해 앞에 모여 희생자를 추모했다. 지진 당시 다라하라 타워가 무너져 이곳에서만 132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총리는 이날 타워 잔해 위에 헌화했다. 카트만두 두르바르 광장에는 수도승들이 모여 지진 사망자를 기리는 의식을 치렀다.

앞서 지난해 4월25일 네팔에 발생한 규모 7.8 강진으로 8959명이 숨지고 2만2303명이 다쳤다. 학교 건물 8000채가 무너지면서 100만여 명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기 어렵게 됐다. 17일 뒤 카트만두 북동쪽 산악 지역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

지난해 네팔 대지진은 1934년 강진 이후 81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네팔 정부는 국제 사회에서 41억 달러에 달하는 구호금을 받았는데도 복원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해 비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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