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외국 선주가 쥔 현대상선·한진해운 운명…'용선료'가 뭐길래

입력 2016-04-24 11:31

용선료 인하 없으면 해운 빅2 법정관리
현대상선 협상 결과 한진해운에도 영향
협상, 용선료 인하 및 보상 조건이 관건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용선료 인하 없으면 해운 빅2 법정관리
현대상선 협상 결과 한진해운에도 영향
협상, 용선료 인하 및 보상 조건이 관건

외국 선주가 쥔 현대상선·한진해운 운명…'용선료'가 뭐길래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까지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키로 했다. 국내 해운업계의 빅2인 양사의 운명이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 신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25일 한진해운이 신청해 오면 이를 논의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외국 선주들과 배를 빌리는 댓가로 지급하는 비용, 이른바 '용선료' 인하 및 회사채를 매입한 사채권자와의 채무조정을 조건으로 내걸 방침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위기를 겪은 이유는 간단하다. 물동량은 줄어들었고 해운 운임은 낮아진 상황에서 외국 선주들에게 용선료를 비싸게 내고 있어서다.

현재 운임은 2010년에 비해 반토막이 났는데, 용선료는 2008년 위기 이전에 선박임대를 대부분 계약한 탓에 현재의 시세보다 5배 넘게 내고 있다. 아무리 물건을 실어날라봐야 적자만 나는 상황이다.

용선료의 재조정이 없이는 돈을 무한정 쏟아부어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 셈이다. 채권단이 자율협약 최우선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를 내건 까닭도 이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먼저 조건부 자율협약이 맺어진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어느정도 진행됐다. 결과에 따라 한진해운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아직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만큼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우선 업계는 선주보다 해운사가 조금 유리하다고 본다.

채권단이 '용선료 인하 없이는 구조조정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선주가 현 시세보다 5배 높은 용선료를 고집할 경우 현대상선의 법정관리행은 불가피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도 현대상선에 대한 추가 지원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용선료 인하 협상이 안되면 법정관리를 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이 경우 이미 맺어진 계약에 대해서 파기할 수 있어 해외 선주들은 새로운 해운사를 찾아 선박을 제공해야 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주로 그리스와 영국, 일본의 선주들로 알려져 있다.

이 때 선주들은 해운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새 업체와의 접촉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새로운 해운사를 찾아 선박을 빌려준다고 해도 현대상선이 현재 지불하고 있는 용선료에서 인하된 가격 만큼의 비용을 낼 수 있는 곳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채권단 관계자는 "선주들이 받는 용선료를 2~30% 낮춰준다고 해도 시세보다 높다"며 "할인된 용선료 수준의 계약을 맺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현대상선이 선박을 빌린 영국이나 그리스, 일본 등 22개 해외 선주 가운데 절반정도가 용선료를 낮춰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무조건 해운사 측이 유리하다고 보기만도 어렵다. 선주들이 용선료를 인하해 줄 경우 다른 해운사들간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무조건 현대상선의 용선료를 낮춰 주게 되면 다른 해운사들이 반발할 수 있다"며 "인하를 조건으로 양 측간에 다른 딜이 오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조건으로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이 키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당장의 위기를 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위기는 또 다시 되풀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난파 위기' 해운사, 합병 가나…문제는 선박 임대료 한진해운,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구조조정 '급물살' 위기의 5대 업종, '좀비기업' 심각…구조조정 급물살
광고

JTBC 핫클릭